유럽단일 화폐인 유로화 출범이 자동판매기업계의 유럽연합(EU) 진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유럽 각국의 화폐가 달라 동전·지폐식별기를 따로 개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대유럽 수출을 꺼려온 국내 자판기 생산업체들이 유럽 11개국의 단일통화인 유로화 출범을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업계는 오는 2002년까지 기존의 화폐와 유로화를 병용해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유로화로만 모든 거래가 이뤄지게 됨에 따라 동전·지폐식별기를 유로에 맞게 개체한 자판기의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자판기시장이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그리스 등 유로화 비참가국들과 EU가입 예정인 동구 11개 국가가 유로화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등 유로화 거래가 크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자판기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태전자·LG산전·삼성전자 등 자판기 생산업체들은 유럽 현지 시장조사와 함께 연구소에서 유로용 자판기 개발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유로 동전·식별기 등 자판기 부품 규격에 대한 통일 작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업체들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국내 커피·음료 캔 자판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아래 내수 불황타개를 위해서도 유럽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해태전자는 자판기에 채택되는 지폐식별기, 동전교환기 및 인터페이스카드 부문을 수정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해태전자 자판기 영업팀의 황성걸 과장은 『동전·지폐가 유로화로 단일화됨에 따라 식별기를 한 모델만 개발하면 되는 등 제조원가가 낮아짐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유로화 출범에 따른 지폐인식기 등의 공용화가 유럽시장을 본격 두드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산전·삼성전자 등은 아직 구체적인 작업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유럽 현지 시장조사와 함께 자판기 개발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대중적인 커피·음료 캔 자판기의 경우 유럽현지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고 대형화돼 있어 국내업체들이 시장을 뚫기가 어렵기 때문에 특화된 자판기를 개발해 수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IMF대책팀의 박진달 차장은 이와 관련, 『오는 2002년까지 유로랜드내 모든 동전·지폐 취급기기를 개체해야 되고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될 전망이므로 국내에서도 자판기 및 관련 부품의 수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국산 자판기의 대유럽 수출은 유럽 자판기시장을 현지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데다 자판기의 부피가 크고 수출관련 물류비도 만만치 않아 연 1백대 안팎의 규모로 상당히 저조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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