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직업> 웹서퍼-야후 김경희 서핑팀장

 야후의 김경희 서핑팀장(32)의 하루는 인터넷으로 시작해서 인터넷으로 끝난다. 하루종일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웹서퍼」가 그녀의 직업이다. 하지만 아무 목적없이 홈페이지를 구경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야후에 등록한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그 안에 들어있는 정보의 내용을 평가하고 이용자들이 찾기 쉽도록 분류해 등록하는 것이 제가 맡은 일입니다. 또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야후에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잘 운영되고 있는 홈페이지를 찾아내는 일도 제 업무죠.』

 국내 홈페이지 중 야후에 등록하는 수는 하루에 4백여개. 김 팀장을 포함해 4명의 웹서퍼가 이들 홈페이지를 방문해 평가하는 일을 맡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식사와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10시간 정도를 인터넷 항해로 보내는 셈.

 『웹서퍼가 되려면 우선 인터넷을 좋아해야 해요. 주위에서는 그렇게 컴퓨터 앞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나빠지지 않느냐고 하는데 저는 그런 부작용이 거의 없거든요. 또 폭넓은 상식이 필요합니다. 한 분야에 대해 깊이 알 필요는 없지만 다양한 분야의 웹사이트 내용을 파악해 분류하기 위해선 풍부한 상식이 필수입니다.』

 김 팀장은 처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홈페이지에 담겨 있는 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만한 수준인지를 평가한다. 해당 홈페이지가 등록해도 좋을 만한 것이라고 판단되면 그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카테고리와 키워드를 무엇으로 지정할지 결정한다.

 야후코리아가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의 수는 약 2만개. 홈페이지가 여러 가지 주제를 포괄하고 있으면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검색하더라도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링크서비스를 제공한 야후의 분류체계는 미국 야후에서 만들어놓은 것을 모델로 하고 있다. 물론 국악이나 탈춤 등 국내 웹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의 경우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도서관에 사서가 있다면 인터넷에는 웹서퍼가 있다』고 말하는 김 팀장은 『인터넷상의 정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나침반 역할을 하는 웹서퍼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팀장이 가장 어려운 일은 수준 미달인 홈페이지임에도 불구하고 등록해달라는 청탁이 들어올 때다.

 『난처하지만 대부분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웹서퍼는 공정성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제가 등록한 웹사이트 담당자가 홈페이지의 조회수가 늘었다며 고맙다는 메일을 보내오기도 해요. 그럴 때는 정말 보람을 느끼죠.』

 앞으로도 홈페이지 이용자와 개설자를 이어주는 충실한 다리가 될 것이라고 다짐하는 김 팀장은 오늘도 「좋은 웹사이트」를 찾아 정보의 바다를 누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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