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사업 갈등 해결 "가닥"

 MP3 음악파일 불법복제방지시스템 채용 독점시비, 음악저작권단체간 이해대립 등으로 혼선을 빚어온 온라인 주문형 음악(MOD : Music On Demand)사업관련 단체 및 업계가 화해 공존을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음악저작권단체·PC통신업체·불법복제방지시스템 개발업체·정보제공업체(IP) 등 16개 단체 및 업체들은 지난 3일 서울 논현동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MOD사업 관련 첫 회의를 갖고 「콘텐츠(음악) 보유주체인 6개 음악저작권단체간 협의를 통해 제반 문제들을 교통정리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또한 독점시비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전자의 「시큐맥스」를 표준 불법복제방지시스템으로 인증하기보다는 관련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중에 「불법복제방지시스템 채용기준」과 「음악사용료 분배체계 및 요율」 등 핵심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의 가장 큰 쟁점이 됐던 표준 불법복제방지시스템 인증 문제는 연예제작자협회의와 각 저작권단체들이 『독점을 조장하는 시스템 인증에 반대하며 일정 기능을 만족하는 모든 불법복제방지시스템을 인증대상에 포함시켜 자율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다 데이콤·삼성SDS·나우콤 등 PC통신업체들도 『특정 제품에 대한 인증보다는 관련기술의 표준화가 합당하다』고 입을 모아 「독점 반대」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같은 여론은 이어 열린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연예제작자협회·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한국음악출판사협회 등 유관 단체간 추가회의에서 「원칙」으로 확정됐다.

 삼성전자의 시큐맥스 책임자인 한상기 부장도 『최근 연예제작자협회와 음악출판사협회가 시큐맥스 인증관련 계약 수정을 요구하는 등 이미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이번에 합의된 원칙과 저작권단체의 결정에 따라 사업 방향을 선회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동안 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한국음악출판사협회가 시큐맥스를 표준시스템으로 인증할 것으로 알려지자 LG컨소시엄(LG전자·LG인터넷·BR네트콤)을 비롯한 중소 불법복제방지시스템 개발업체들이 반발함은 물론,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 등 저작인접권단체들도 실연(연주)자 등의 권리가 침해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등 적지않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일부터 본격화하려던 시큐맥스 프로그램의 판매 및 운용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저작권단체들은 MP3 내려받기 요금 및 사용료 분배체계·요율에 대한 기준을 확정하는 데는 실패, 오는 8일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저작권단체의 한 관계자는 『각 단체가 MOD사업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하루 빨리 요금 분배기준을 확정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여서 곧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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