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자동화시스템(BAS)업계의 표준화 작업은 요원한 것인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극심한 불황에 따라 분사·아웃소싱·자재절감·자체 프로그램 개발 및 활용 등을 통한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는 BAS업계가 유독 표준화분야(설계·기기·통신방식의 표준화)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분야의 선발주자인 LG하니웰·에스비티·대우정보시스템·현대정보기술·삼성SDS·나라계전 등도 표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정도다.
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애쉴론사가 중심이 돼 론웍스(LON Works)를 활용한 네트워크 표준화에 나서고, 미국냉동공조기술인협회(ASHARE)가 제시한 BAS분야의 시스템 구축·설계 표준규격인 백네트(BACnet) 준수를 통해 표준화 작업을 전개해 온 외국선진업체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계는 아직 빌딩제어의 핵심이 되는 네트워크 구축 및 시스템 구축설계 규격의 표준화나 표준규격 활용을 통한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경기부진 상황과 관련해 표준화를 통한 편의성을 모색하지 않는 것이 BAS프로젝트 발주자들에겐 이상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시스템 구축시 외국업체들의 프로그램과 기기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다는 배경을 알면 이유는 자명해진다.
우선 이미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는 외국 협력사의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네트 표준을 따르는 제휴사의 솔루션에 의존하는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이유로는 국내 BAS업계의 독특한 시장상황을 들 수 있다.
국내 BAS업계는 오래전부터 일괄수주를 지향해 오면서 그에 따르는 각종 설비·기기 등도 한 회사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 업체들이 건물을 증축하려는 건축주에게 기존 시스템만을 쓸 수 있도록 해왔던 셈이다.
경쟁사가 이미 구축해 놓은 프로젝트의 증설분을 수주한 또다른 회사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감내하고 게이트웨이 구성 등 작업을 통한 호환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표준화를 통해 설계나 기기·설비를 최적의 업체로부터 제각각 조달하는 합리성을 추구해 온 외국업체와 정반대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환경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조금씩 빌딩자동제어 분야에서도 표준화를 지향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통산부가 자본재 표준화 사업의 일환으로 백네트를 기반으로 하는 빌딩자동제어분야의 표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백네트 기반의 프로그램과 론웍스제품군의 개발이 최근 하나둘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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