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에 대한 불신으로 정수기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으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정수기와 필터의 품질, 가격이 제각각이어서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허승)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연간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정수기 업체의 52개 모델을 대상으로 판매가격과 유통마진, 필터의 공장도가격, 제품별 정수성능 등을 조사한 결과 실제 판매가의 약 72%가 유통마진이며 가격차에 비해 정수성능 차이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발표했다.
소보원의 정수기 판매실태 조사자료에 따르면 평균가격 수준대에 해당하는 9개 제품의 평균 유통마진은 판매가격의 72%에 달했다. 정수기 형태에 따라서는 언더싱크형이 75.2∼79%, 정수방식별로는 특수기능 필터방식이 70.9∼84.7%로 상대적으로 유통마진이 높았다.
정수기의 유통마진이 이처럼 높은 것은 국내 정수기 업체의 유통량 가운데 94% 이상이 연고판매나 방문판매·다단계판매 등의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인적판매에 따른 유통비용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웅진코웨이의 역삼투막식 냉온정수기는 판매가격이 2백26만6천원이었으나 추정 공장도가는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를 합쳐 판매가격의 35.9%인 81만4천6백원이었으며 청호나이스의 역삼투막식 카운트톱형 정수기는 판매가격이 1백76만원이지만 추정 공장도가는 26.3%인 46만6천4백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수기 제조업체들이 애프터마켓으로 주력하고 있는 필터도 판매가격이 공장도가격의 최고 19.4배에 달해 유통마진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필터는 전처리필터의 경우 공장도가격이 1천9백∼4천4백원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업체들은 최저 1만8천4백원에서 최고 3만5천원까지 받고 있으며 선카본필터는 공장도가격이 3천2백∼4천7백원이나 실제 교체비용은 2만2천∼6만2천원으로 대부분의 필터교체 비용이 공장도가격의 최저 1.6배에서 최고 19.4배에 달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정수기 필터 소재가 대부분 PE·PP·활성탄·역삼투막·중공사막 등으로 비슷한데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살균이나 연수·활성수·자화수 등의 부가기능을 위한 특수소재를 채택했다는 점 때문』이라고 밝히고 『하지만 이들 기능성 특수소재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소보원은 이번에 조사대상 52개 모델에 대해 한국환경수도연구소와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에서 정수성능을 시험한 결과 동일 업체의 제품인 경우라도 가격 차이만 크게 날뿐 정수 성능에 있어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웅진코웨이의 보급형 제품인 CP-6025A모델은 침전필터·선카본필터·후카본필터·멤브레인 등을 적용해 94만6천원에 판매하고 있으나 이 업체의 고급제품인 WJCHP-8100모델은 보급형 사양에 자외선필터를 추가해 2백57만4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청호나이스도 99만원인 CH-FAMILY 모델의 사양에 자외선필터를 추가한 CH-3000모델을 2백99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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