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단체장에게 듣는다 (7);승강기조합 이재군 이사장

 98년말 현재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재군·55)의 조합원사는 1백개, 단체수의계약 물량도 1백26억원에 이르렀다. 지난 95년 설립당시 80개 남짓한 조합원사, 12억원의 단체수의계약 물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3년만에 엄청난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이재군 이사장은 『어려운 가운데 조합을 위해 애쓴 조합원사 여러분들께 감사한다』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승강기조합은 이처럼 양적인 측면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 조합원사 전체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큼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단체수의계약 물량 축소방침에도 불구하고 올린 성과여서 만족도는 더욱 크다.

 인화물용 승강기로 한정돼 있는 단체수의계약 품목에 승객용을 포함시키고 이어 휠체어 리프트를 추가한 것이 이같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민수물량 감소로 인한 침체가 올 한해 계속될 것이라는 이 이사장의 전망처럼 상반기 건설부문 규제완화로 인한 효과는 내년 후반기경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올해 승강기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관급물량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되나 관수물량을 축으로 공급에 나설 경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 및 정부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실제적으로 서울·부산·대구·광주의 지하철 물량을 파고들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승강기조합의 올 단체수의계약 물량은 대략 1백30억원으로 추정되며 조합원사들이 힘을 모을 경우 1백50억원도 가능하리라는 기대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승강기 민수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조합의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 이사장은 조합의 내실있는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정한 신용평가 및 기술평가를 거쳐 자금을 지원해주는 등 실질적인 법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할 계획이다. 목적은 조합 홍보 강화와 함께 조합원사들이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도 승강기업계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대기업과 역할 분담도 제의할 방침이다. 90m, 20층 이내의 중저속 엘리베이터는 중소기업 제품이 대기업에 못지 않으나 초고속 엘리베이터 등은 대기업 기술력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주력키로 했다. 중국·일본과 교류를 강화하고 지역 전시회에도 활발히 참가한다는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이런 사업들을 위해 필수적인 조합 출자금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8천만원인 출자금은 올해 말이면 50% 증가한 1억2천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조합의 공동 브랜드도 본격 논의, 가능하면 연내 현실화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엘코(가칭)라는 이름의 조합사 승강기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조합내 문제점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승강기조합의 아킬레스건을 『조합원사간 빈익빈 부익부가 격화되는 현상』이라 지적하고 올해는 이를 줄이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3년째 임기를 이어오고 있는 이 이사장은 승강기조합원사들로부터 업계의 대부격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는 지난 68년 금성사 특수사업부를 통해 승강기업계에 뛰어든 이래 30년 이상을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업계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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