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용체계(OS)에 대항하는 새로운 OS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윈도95와 윈도NT가 처음 나왔을 때 앞으로 모든 OS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새로운 OS들은 전세계 OS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MS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조용히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MS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IBM·오라클·코렐과 같은 주요 업체들과 블록을 형성해 MS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앞으로 OS시장에 새로운 파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MS의 독주에 식상한 컴퓨터 마니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OS를 탑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머지않아 MS의 윈도와 새로운 OS간 치열한 접전마저 예고되고 있다.
이들 새로운 OS 가운데 성공 가능성에 가장 근접한 제품은 서버 OS시장을 겨냥한 PC용 유닉스인 리눅스(Linux).
공개용 유닉스인 리눅스는 현재 OS로서의 장기적인 생존가능성을 갖기 직전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평이다. 하나의 OS가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기 위한 조건으로는 대개 OS의 안정성, 주요 애플리케이션의 지원여부, 기업시장에서의 채택 등을 들고 있는데 리눅스는 앞의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는 상태여서 기업시장에서만 성공을 거둔다면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OS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이미 레드햇이나 데비안 등 주요 리눅스 개발업체들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상용 유닉스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것이 증명됐고, 경쟁제품인 NT와 비교해서도 다중사용자 지원 등에서 훨씬 우월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에 집중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한 대형 애플리케이션업체들의 리눅스 지원선언은 리눅스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주는 사건들이다.
리눅스를 지원하는 주요 애플리케이션은 웹서버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대량 쏟아져 나오고 있다. 리눅스의 주된 용도가 웹서버 등 서버운용에 집중돼 있어 넷스케이프를 비롯한 주요 웹서버들은 대부분 리눅스 버전을 내놓고 있다. 또 PC에서 사용하는 사용자층이 많기 때문에 범용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인 워드프로세서나 오피스 제품군도 다수 나와 있는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말 경쟁적으로 발표된 데이터베이스(DB) 업체들의 리눅스 지원은 리눅스를 기업시장으로 나올 수 있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라클과 인포믹스는 이미 리눅스를 지원하는 DB서버 및 애플리케이션 제품군을 내놓고 사후지원까지 약속하고 있으며, IBM과 사이베이스는 아직 사후지원을 선언하지는 않고 있지만 리눅스 지원 DB서버 제품군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오라클의 경우 지난해말 국내에서만 2만개의 리눅스용 오라클 DB를 배포하기도 하는 등 리눅스 확산에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OS로의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업시장으로의 진입은 아직까지 시작단계다. 미국이나 일본 시장의 경우 이미 지난해 리눅스 OS가 기존 웹서버용 OS시장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등 기업시장에서도 서서히 반응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학생층을 중심으로 사용자층이 형성돼 있을 뿐 기업시장에서는 데이콤 보라넷이 「리눅스 호스팅」서비스를 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실적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리눅스 호스팅을 지원하고 있는 웹데이터뱅크의 엄진영 부장은 『리눅스의 기업시장 진입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를 시작으로 웹서버시장, 파일서버·프린터 서버시장을 거쳐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DB시장으로 진입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가 리눅스의 기업시장 진입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리눅스 진영의 공세에 대해 MS측은 NT가 목표로 하는 시장에서 충분히 위협이 될 만한 제품으로 인정하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MS의 유재성 차장은 『리눅스가 MS에 위협적인 OS로 성장할지의 여부는 과거 유닉스처럼 각각 다른 종류의 제품으로 분화되지 않고 단일한 형태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리눅스 이외에도 지난해말 발표한 오라클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새로운 OS인 「로 아이언(Raw Iron)」도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올해 상반기중으로 출시될 예정인 이 제품은 선의 솔라리스 OS와 오라클의 오라클 8i DB엔진을 통합해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OS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DB의 능력을 극대화해 서버의 구입 및 유지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정보가전에 탑재할 수 있는 실시간 OS(RTOS)도 OS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항공기·통신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다가 최근의 정보가전 열풍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RTOS는 마이크로웨어, QNX 소프트웨어 시스템스, 인티그레이티드 시스템스, 윈드리버 등이 전통적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시그너스 솔루션스는 「eCos」라는 공개 실시간 OS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RTOS 중에는 3.5인치 플로피디스켓 한장으로 부팅해서 윈도환경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마저 있을 정도로 OS가 가벼워 향후 인터넷 세트톱박스나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각종 정보기기에 응용,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 미디어 OS를 표방하고 대량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최적의 OS로 평가받고 있는 비(BE)사의 「BE OS」도 MS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OS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MS의 강세를 무너뜨릴 정도까지 이르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MS의 독점적 시장지배는 결국 미 국무부에 의한 반독점법 소송을 불러일으켰지만 이 소송의 결과로 MS의 시장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자들이 대부분 자신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용 OS인 윈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PC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혁돼 컴퓨팅 환경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이의 기반구조가 윈도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만 MS의 독점적 지배가 종식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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