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일반 기계 및 산업전자 관련 업체들의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이 당초 예상과 달리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3년간 반도체 장비시장에 잇따라 뛰어든 두산기계·LG산전·현대엘리베이터·수산정밀 등 대기업 계열 산전업체와 K 및 A사 등 중소 기계장치 전문업체들은 98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출하에 나설 것이라던 당초 선언과 달리 아직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 산전업체가 반도체 분야 진출을 선언할 당시만해도 자체 개발 및 외국기술의 도입은 물론 반도체 관련 국내 중소업체와 전략적 제휴까지 추진하는 등 상당히 공격적인 자세를 보여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산전업체들이 진출한 장비 분야의 경우 이미 기존 국내업체들도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립 장비 영역이거나 아직 검토 단계인 차세대 제품들이며 더욱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 규모마저 대폭 축소돼 현재는 시장 진출 자체가 아예 차단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두산기계는 전공정 반도체 장비 분야 벤처기업인 지니텍과 제휴, 차세대 반도체 장비인 화학·기계적 연마(CMP) 장비와 펄스드소스 화학증착(PS CVD)장비의 생산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양산용 장비는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레이저 마킹시스템을 개발, 반도체 장비시장에 참여한 LG산전도 장비 판매보다 레이저 소스의 개발 및 공급에 주력하고 있으며 더욱이 이번에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통합됨에 따라 지속적인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하게 됐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후공정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현대엘리베이터도 최근 신규 사업 추진의 무게중심을 현대전자 전장사업부의 인수를 통한 자동차용 오디오·금형·내비게이션시스템 등 자동차 부품 생산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화학증착(CVD) 및 식각 장비 등 전공정 장비를 개발해온 수산그룹 계열 산전업체들도 지난해 모 회사인 수산그룹의 부도에 따른 화의 신청으로 정상적인 개발 사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일부 직원들이 나와 관련 중소업체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반도체 클린룸시장에 참여한 중견 K업체와 반도체 검사장비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A업체도 아직까지 별다른 사업 진척 상황이 없어 지난 2∼3년간 산전업체들의 잇따른 반도체 분야 진출은 기존의 반도체 장비시장 구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부터 기존의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들이 불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일반 산업용 장비시장 진출은 최근 양산용 장비가 개발돼 수출까지 추진되는 등 오히려 반도체 분야 업체들의 일반 산전분야 진출이 더 빠른 진척 상황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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