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운동 열풍이 뜨겁다.」
신년 벽두부터 통계적 공정관리로 1백만개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단 3∼4개의 결함만을 허용하는 6시그마운동 바람이 전 부품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6시그마운동」은 품질관리를 경영의 핵심으로 생각하는 GE 잭 웰치 회장의 열정에서 시작됐다. GE는 2000년까지 모든 사업단위에서 제품과 서비스와 관리시스템에서 6시그마의 품질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놓고 대대적인 품질운동을 펼치고 있다.
잭 웰치 회장은 6시그마운동의 정착을 위해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그린벨트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은 사원과 간부는 누구도 중간간부 이상으로 승진할 수 없도록 했으며 임원들은 모두 그린벨트 교육필증을 취득하도록 했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국내에선 브라운관업체인 삼성전관이 지난 96년부터 「6시그마 품질운동」을 도입, 전개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6시그마운동을 통해 1천7백84억원의 원가절감효과를 거두는 등 커다란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관은 6시그마운동을 전개하면서 나타난 성과와 품질관리방법 등을 협력업체에 전수해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협력업체에 6시그마 품질교육 과정을 이수한 품질담당요원 1∼2명씩을 두어 체계적으로 품질관리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 1차로 54개 협력업체의 76명을 선정, 품질전문요원으로 양성했다. 또한 이 회사는 오는 2000년까지 협력업체 전부문에서 6시그마 수준의 품질을 달성한 부품에 대해선 「명품 6시그마」 마크를 부착시켜 납품토록 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부품업체들도 개별적으로 6시그마운동을 도입,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저항기업체인 아비코·영지통상·한일전자 등은 6시그마운동을 통해 제품의 불량 및 재작업 비율의 감소는 물론 생산라인의 전체 공정관리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원재료 투입시부터 공정마다 데이터를 취합,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향후 생산하는 전제품이나 로트별 데이터의 양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전용 컴퓨터와 측정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용 소프트웨어도 개발, 체계적인 데이터 처리를 해나갈 계획이다.
콘덴서 전문업체인 삼영전자와 삼화전기도 최근 6시그마운동을 도입, 전개하고 있는데 현재 수작업으로 모든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으나 향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산포에 의한 품질개선을 실시하는 한편 현장에서도 실시간으로 각종 통계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부품업체들은 환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세트업체들의 가격인하 압력까지 겹치면서 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고착될 것으로 우려되자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품질관리운동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6시그마운동을 통해 싱글 ppm에 도전하고 있는 삼성전기 이형도 사장은 「품질은 모든 경영활동의 기본」이라는 경영방침을 천명하면서 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즉시 생산과 사업을 중단시키는 등 품질관리운동의 정착을 위해 강력한 처방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21세기에 맞는 품질경영체제를 확립키 위해 정부 주도로 추진해왔던 품질관리제도를 민간 주도로 전환해나가기로 했다.
산자부가 지난해말 마련한 「품질경영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단체와 함께 「품질경영추진본부협의회」를 구성, 품질경영을 확산시켜나가는 한편 각 추진체간 협력을 통해 품질경영 활성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특히 산자부는 품질경영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품질경영 관련학과 커리큘럼에 실무과정을 도입하고 전문대학 등에 품질 관련학과 설치를 확대하는 한편 품질경영을 추진하는 업체도 종전의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산업·공공기관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산자부는 품질경영 고급 전문인력 양성기반 구축을 위해 지역별로 「품질혁신센터」를 지정, 고급인력을 양성해 수도권지역 유망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한편 산업계의 품질경영시스템 정착을 위해 민간자율의 품질보증 인증제도(ISO 9000) 운용체계를 확립하고 인증심사 품질의 수준 및 공정성, 신뢰성 제고기반을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이제 품질관리운동도 시대가 바뀌면서 점차 변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현장에서 품질관리뿐만 아니라 관리사무직과 서비스까지 품질관리를 강조하는 총체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이 인류의 미래를 해치는 적으로 떠오르면서 에너지 및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산업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등 경제 선진국들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한결같이 산업활동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환경경영에 대한 국제규격 제정을 위하여 국제 표준화기구인 ISO는 환경경영기술위원회를 두고 환경경영시스템·환경심사 등 7개 규격과 1개 지침을 규격화하였다.
더구나 공정 및 생산방식을 환경관련 무역규제에 도입하는 문제가 핵심이슈로 대두되고 있어 환경관리도 품질관리의 중요한 사항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환경경영체계(ISO 14000) 인증을 획득한 국내업체도 98년말 현재 2백74개에 이르고 있다.
기업의 승부는 품질관리에서 결정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품질은 곧바로 기업의 수익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선 품질관리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우량기업들도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불량과 관리시스템의 착오로 인한 기업의 직접손실이 총 매출의 4∼6%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실적이 상위에 해당하는 한국기업이라 할지라도 매출 순이익률은 2∼3%에 불과한 점과 비교할 때 품질불량으로 인한 손실률은 만만치 않은 수치다. 기업회계로 잡히지 않은 수주실패와 기회손실 등 간접 피해액까지 합치면 품질관리 실패로 인한 손실액은 더욱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품질관리가 기업의 총체적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품질은 또 다른 기술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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