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LG반도체 인수작업 착수

 현대전자(대표 김영환)가 LG반도체 인수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이 전격적으로 현대전자로의 통합에 동의, LG반도체 임직원이 아직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대전자의 발빠른 행보는 통합회사의 출범이 빠르면 빠를수록 후유증이 적다는 수뇌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의 김영환 사장은 『통상적으로 인수절차가 1, 2개월이 걸리는 만큼 이르면 3월 중순, 늦어도 3월 말까지는 통합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최대한 통합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이를 위해 반도체 경영전략실 전인백 전무를 팀장으로 하는 인수실무팀을 구성, 통합발표 다음날인 7일부터 인수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인수팀은 이에 앞서 통합 발표시점인 6일 LG반도체의 램버스 D램 개발팀을 방문, 동요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한편 LG반도체 측에 협조를 요청하고 조직 전반에 대한 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인수과정에서 설계 인력의 동요와 통합과정에서 상처입은 LG반도체 측의 자존심을 치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정몽헌 회장이 신속하게 1백% 고용승계를 직접 약속하는 등 LG반도체 임직원을 포용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할 계획이다.

 그러나 LG그룹이 5조원 가량의 LG반도체 매각대금을 요구하는 데다가 LG반도체 사원 협의체 대표들로 구성된 「LG반도체 사수 및 생존권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위」가 9일 『정치 논리에 의해 이뤄진 반도체 합병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LG반도체 사수를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조직적으로 반발, 현대 뜻대로 이른 시일내에 통합절차가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전자는 현대전자의 반도체부문과 LG반도체의 통합 회사를 이르면 오는 7월, 늦어도 연말까지는 발족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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