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첫 해인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자동판매기 내수가 97년보다 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년 증가세를 보여온 커피 및 복합형 음료 자동판매기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콜드컵 음료 및 스티커 사진 자판기는 크게 늘었다.
7일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커피 자판기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35% 감소한 1만대, 복합형(컵·캔·복권·스낵) 자판기도 30% 이상 감소한 1만9천대에 그쳤다.
자판기시장의 주력 상품인 커피 자판기의 판매부진은 IMF 한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커피 및 설탕가격 상승으로 채산성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을 고쳐 사용하는 「오버홀」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소자본으로 부업을 하려는 개인이나 업자들이 비용부담은 적고 성능은 양호한 중고 제품에 눈을 돌리면서 중고 자판기 판매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94년 1만9천대, 95년 1만1천대, 96년 8천대, 97년 8천4백31대로 생산량이 감소되던 캔 자판기는 지난해 1만1천대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본격 국내 직판체제로 돌입한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이 기존 자판기를 페트와 캔제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신형 음료자판기로 바꾸는 등 캔 자판기 공급을 크게 강화하고, 국내 대형 음료사들도 자판기 설치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커피·복합형 자판기의 부진속에서도 콜드컵 자판기는 국내 직판체제에 나선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97년 전년대비 6백62%에 이르는 1천1백93대가 판매된 데 이어 지난해 2천대 가량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97년부터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티커 사진 자판기도 97년 1천9백24대에 비해 크게 늘어난 9천대에 달했다.
이외에 슬러시 자판기는 지난 97년 6천4백88대보다 약 40% 감소한 4천대 가량에 머무르고 소형커피 자판기인 OCS도 주 수요처인 중소기업 등의 부도여파로 97년 1만2천9백56대에서 9천여대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자판기 내수 시장규모는 96년 7만5천95대, 97년 7만6천3백58대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6만2천여대로 뚝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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