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인터넷 주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자사의 이름을 사용해 인터넷주소를 등록한 텍사스 출신의 미국인 2명을 자사의 상표권 침해와 대중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혐의로 고발했다고 한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들은 MS와 관련된 이름의 인터넷주소 외에도 휴렛패커드·시티뱅크·월마트 등 대기업이 선호할 만한 인터넷주소를 미리 다수 등록해 놓고 있었는데 MS 측에 5만∼10만 달러의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아마도 이들은 유명회사의 이름을 활용하여 미리 인터넷주소로 등록해 놓고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허황된 꿈을 꾼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상표권자와 인터넷주소 등록자간의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지난 95년부터 「인터넷주소 관련 분쟁정책안」을 마련, 일반 인터넷주소(.com 등)의 종류 확장과 등록자의 파악 강화, 비사법적 분쟁해결기구의 구성 및 관련사항의 입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인터넷주소(도메인네임) 관리기관을 비영리 민간기구로 새 출발시키는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세계 인터넷 관리체계 개편에 따라 근본적인 체제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주소 관리기능을 민간기구로 이양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불필요한 도메인 등록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국가도메인 등록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2단계 인터넷주소 발급을 추진하는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인터넷주소 분쟁해결을 위한 전문기구의 조속한 설립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시점이다.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인터넷주소 관련 분쟁을 전담하는 독립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비롯하여 특허청의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하는 방안, 대한상사중재원에 회부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석유회사인 엑슨과 모빌의 합병으로 새로 탄생한 엑슨모빌사의 인터넷주소를 한국인이 선점, 거금을 쥐게 됐다며 국내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이것이 혹시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누구나 머리만 잘쓰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지는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