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침체를 나타냈던 가전산업은 올해 침체국면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전년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가전업계 및 주요 경제연구소가 추산한 올해 가전제품 총생산액은 전년 대비 5.1%가 줄어든 10조2천억원, 수출은 5.6%가 감소한 54억5천만달러, 내수는 20%가 감소한 1조6천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시장의 변화로는 주요 제품의 특별소비세가 30% 인하되면서 컬러TV를 비롯한 주요 제품 판매가 상당부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생산품의 역수입제품에 대한 관세환급으로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의 역수입이 크게 확대돼 저렴한 제품의 공급확대로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수입선다변화제도의 전면폐지는 국내 업체들에는 커다란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고소득층의 구매증가로 내수시장을 확대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8%로 증가해 전반적으로 내구소비재인 가전제품의 판매에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주요 제품의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체수요를 창출하는 데도 실패할 것으로 보여 대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에도 불구하고 가전 내수시장이 침체되는 직접적인 윈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시장상황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전시장이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가형 고급제품과 소득이 감소한 중산층 및 영세민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저가형 보급제품군으로 크게 양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별로는 컬러TV의 경우 시장 전체로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7월중 수입선다변화품목이 풀리면서 국내 업체의 경우 전년 대비 2%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IMF 이후 보급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VCR도 지난해에 비해 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냉장고와 세탁기·전자레인지 등도 전년 대비 각각 5%·4%·14%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올해 전망치는 사상 최악의 감소세를 나타냈던 지난해의 제품별 평균 감소세인 40% 정도와 비교할 경우 그 격차가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올해 국내 가전시장이 다소 호전될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수출의 경우 대외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회복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원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환율이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 준다면 큰 폭의 수출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EU 등 선진시장의 경기가 호조되고 고환율이 유지될 경우 국내에서 직수출하는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국산 제품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국산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고 있고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올해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주요 가전제품의 해외생산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생산 및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엔저 및 동남아국가들의 외환위기로 상대적으로 일본산·동남아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국산 제품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던 미주지역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큰 폭으로 감소했던 아시아·러시아·CIS 등으로의 수출은 호전되면서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품별로는 백색가전의 수출증가와 정보가전의 수출감소로 백색가전이 전체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보가전과 백색가전의 비중이 지난해 68대32에서 올해에는 43대57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 가전산업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 빅딜의 추진 여부에 커다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올해 가전산업을 재편하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빅딜에 의한 삼성전자의 대우전자 인수가 본격화될 경우 당분간 내수는 물론 수출에서도 커다란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가전업계는 빅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저가 전략제품의 개발 및 출시, 백색가전을 중심으로 한 수출확대 전략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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