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 반도체부문 합병 협상 막판 초읽기

 5대 그룹 7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의 핵심사안인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 협상이 최종 시한인 30일 늦게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지리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28일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기자회견 이후 극적 타결쪽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단호해 타결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사업 구조조정 대상인 7개 업종 중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5개 업종이 모두 현대그룹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부문의 빅딜 협상 결과에 대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전경련 손병두 상근 부회장이 『반도체 등 일부업종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 각 그룹이 합의타결을 위한 복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과 관련해 양측이 모종의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지 않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양사 반도체 부문의 단일법인 설립이라는 원칙에 합의한 이후 합병 타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경영권 문제다.

 양측이 모두 경영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걸음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협상 타결을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현대전자다.

 LG반도체측이 동등지분 형태의 단일법인 출범까지 양보한 상황에서 현대전자의 수용 여부에 달려있다는 게 전반적인 재계의 분위기다.

 따라서 만일 단일화 협상이 타결된다면 LG반도체가 제안했던 동등지분의 단일법인 설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대그룹이 타결시한인 30일까지도 당초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여타 사업부문과 역학관계를 고려해 현대전자가 특단의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반도체 부문의 빅딜은 완전 백지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빅딜의 당사자들인 현대전자와 LG반도체측이 아직까지 반도체 부문의 빅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양사 합병이 「득보다 실이 많은 거래」라는 빅딜 무용론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어쨌든 초읽기에 들어간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빅딜 협상은 막판 타협이 성공할 경우 양사가 동등지분의 단일회사를 설립하는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타협이 결렬된다면 빅딜 협상 자체가 완전히 백지화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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