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에 의해 건강에 나빠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거나 전자파가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는 전자파공포증, 이른바 「일렉트로포비아(electrophobia)」가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확산돼 이로인한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전자파학회 주최로 21일 서울대학교 호암관에 열린 「제2회 전자장의 생체영향에 관한 워크숍」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서울대 의과대학 치료방사선과학교실의 강위생 교수는 최근 국내서도 전자, 통신기기 보급이 급증하면서 전자파공포증이 심각해져 사회문제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사회문제화한다면 장차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교수는 『아직 세계적으로 전자파의 인체유해 가능성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배하고 인체 유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은 대개 유해성을 먼저 받아들이는 심리적 현상을 나타낸다』며 『이에따라 고압선이 통과되는 곳이나 이동통신기지국이 들어서는 곳의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설치를 반대하거나 지나친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이같은 전자파공포증으로 인해 정보산업사회에서 필수적인 기간시설인 송전시설과 통신시설의 설치가 큰 제약을 받거나 기존에 설치된 설치물의 이전 요구가 심화됨으로써 많은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납세자인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전자파공포증의 확산으로 전자파영향 연구를 위한 연구비가 크게 증액돼 보다 더 중요한 다른 분야의 연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으며 막연한 공포증은 전 사회구성원의 심리적 불안감과 피해의식을 확산시키고 최근 원전설치 등에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님비현상」까지 촉진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교수는 지적했다.
강교수는 이에대한 대책으로 전력과 통신의 이용으로 얻어지는 이득에 비해 전자파에 의한 피해는 무시할만한 수준이란 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전파와 생체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나 언론매체들도 전자파의 공포성보다는 전자파가 원인이라고 추정되는 각종 질병의 원인규명에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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