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제 수주 "하늘의 별따기"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 기업들의 연구비 삭감과 정부의 긴축예산으로 대학 및 정부출연연구소들에 대한 연구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정부가 주관하는 신규연구과제 공모에 대학 및 산업계의 과제수주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늘어난 과제신청을 감안, 지원대상과제를 늘린다해도 연구비가 적정규모에 비해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연구비 부족으로 실질적인 연구가 이루어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14일 과기부 및 연구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과기부가 총 3백44억원을 투입해 지속연구사업으로 추진중인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의 2차년도 사업을 위한 과제 선정에 학계 1백62개, 연구계 80계, 산업계 9개총 2백51개 연구과제가 접수돼 예상 경쟁율이 10대1이상을 넘어서고 있으며 한국과학재단이 올해 총 7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최근 접수를 마감한 특정기초연구 과제신청 역시 예상을 깨고 89개 대학에서 지난해보다 70%가 늘어난 모두 7백14개 과제가 신청됐다. 과학재단은 이중 15%정도만을 지원대상과제로 선정할 계획이어서 과제별 연구비 지원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연구비 지원예산 4억원 규모의 산학협력 연구의 경우 지난해 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총 2백38개 과제가 접수됐고 특히 이중 30개 과제정도를 선정할 방침이어서 과제당 연구비가 1천3백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다음달 5일까지 과제접수를 받는 중점국가연구개발사업의 경우도 국내 기업들의 산학연 공동연구 축소 등으로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의 과제신청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국내경기 악화로 전반적인 연구개발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다 대학의 기초연구를 지원해 온 교육부 산하 학술진흥재단이 연구지원 사업을 전면 보류, 과기부의 과제공모에 대학의 신청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박사후 연수과정에 대한 자금지원과 해외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부문도 교육부의 예산 삭감으로 어려워지자 대학들이 과학재단쪽으로 신청의사를 밝히고 있어 전년도보다 경쟁율이 무려 2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과학재단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의 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지원 사업이 전면 보류되면서 연구과제 공모에 신청이 폭주, 과제당 연구단가를 낮춘다해도 과제 선정에는 한계가 있어 신청대비 과제선정 비율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대학 기초연구분야 연구비 감소 뿐만 아니라 이공계 교수의 산학협동프로그램, 박사후 과정 학생의 해외연수, 해외 공동 연구프로젝트도 아예 줄이거나 없애고 있어 그동안 국내 연구개발의 중요한 부문을 담당해왔던 대학 연구체제가 IMF이후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며 『더욱이 최근 대기업에서 우수인력 확보 및 공동개발을 위해 지원하던 연구비도 예전의 10%수준에 머물러 대학내 각종 연구센터 및 연구실이 자체 운영비 마련도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정창훈, 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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