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승강기 안전관리

병풍처럼 둘러싸인 아파트와 초고층빌딩 숲에서 생활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엘리베이터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자신이 이용하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등산하듯 헉헉거리며 계단을 올라가 본 사람은 엘리베이터의 편리함과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그러나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듯이 엘리베이터가 인간에게 편리함만을 주는 문명의 이기는 아니다. 곳곳에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승강기 사고로 지난해만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을 정도로 승강기 사고는 인명과 직결된다. 또한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분당 신도시 한 아파트에 설치된 승강기가 21층에서 8층으로 추락하고, 관리와 감독이 가장 철저하다는 63빌딩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 승객 20여명이 1시간 가량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포의 시간을 보내는 등 그동안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와 작업현장에서 엘리베이터 사고로 죽거나 다친 사람은 부지기수다.

통상부 산하 전문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처음 설치할 때 안전검사를 한후 매년 1회씩 정기검사를 하고 보수관리업체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자체검사를 하는 데도 이처럼 엘리베이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대량으로 건축되면서 보급대수는 엄청나게 늘었으나 승강기 안전관리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력이 떨어지는 영세업체가 대다수인 승강기 유지보수업체의 기술력이 부족, 정확한 고장원인을 정확히 찾지 못하고 형식적인 검사에 그치는 것이 잦은 승강기 고장의 주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행중 승강기 12만대(산업용 제외)중 1만5천대가 취약승강기라니 우리는 생명을 담보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것이다. 이문열은 자신의 소설에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엘리베이터에는 날개가 없다. 승강기 안전관리 대책을 서둘러 수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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