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미디어가 전문경영인 체제에 들어갔다. 새한그룹은 최근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디지탈미디어 대표이사에 (주)새한의 한형수 그룹 부회장을 겸임 발령하고 전 이진우 대표를 전격 퇴진시켰다. 또한 이재찬 부사장도 디지탈미디어에서 일단 손을 떼고 그룹 주력사업인 생활서비스부문만을 전담토록 함으로써 2세에 의한 디지탈미디어 경영체제에 첫 메스를 가했다.
새한그룹의 이같은 조치는 일단 디지탈미디어의 궤도진입이 예상밖으로 늦어지고 있는데다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디지탈미디어는 주력사업인 영상사업이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음반사업과 영상제작물 사업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안팎으로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전문경영인인 한형수 부회장이 디지탈미디어를 직접 챙기도록 한 것도 이같은 경영구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새한의 우산 아래에 둠으로써 자금난을 덜어주겠다는 의도와 함께 한 부회장이 전문경영인 출신에다 최고위층의 신임이 두터워 누수가 많은 영상사업 추진에 최적임자로 판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한그룹의 영상사업은 이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로 추진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이재관 그룹 부회장이 미디어부문을 전담하게끔 돼있지만 당분간은 하드웨어부문에만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 부회장의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오디오사업 등에만 주력할 수 있게 하겠다는 그룹 고위층의 배려인 셈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맞은 디지탈미디어는 이에 따라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방만한 경영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한 부회장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내년 경영계획은 대폭적인 손질과 한계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부회장의 역할이 한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미디어부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기 위한 정지작업만을 수행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경영구조가 개선되고 어느 정도 흑자기반이 마련되면 한 부회장은 본업으로 돌아가고 이재관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구도로 갈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주목을 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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