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환율 급등으로 중국 생산 대폭 축소

그동안 제조원가를 줄이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온 국내 부품업체들이 최근 중국공장 가동률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품업체들은 최근 세트업체들의 지속적인 가격인하 압력 및 결제방법 변경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주력 생산기지인 중국공장 운영비용이 크게 높아진 데다 원자재 공급 및 완제품 수입을 위한 LC개설이 점점 어려워지자 중국공장에서의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달러당 환율이 2천원 가까이 오르는 등 불과 1∼2개월 전보다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중국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환율 인상폭만큼 높아져 그동안 중국 진출로 얻어왔던 이점을 거의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을 다녀온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부품업계의 경우 특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에 진출, 고용인력이 평균 수백명에 달하는데 이들에 대한 임금을 달러화로 지불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이 잠깐사이에 2배 이상으로 늘어 감당하기 힘들어진 데다 물류비용과 완제품 수입가격도 이와 비슷한 사정이라 상당수의 부품업체들이 「요즘 같아서는 생산을 안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트랜스포머업계의 경우 최근의 원자재 가격상승 및 현지 고용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현지공장의 가동률을 대폭 낮추거나 그동안 현지 임가공업체에 위탁생산하던 물량을 자체 공장으로 통합하는 등 생산물량을 축소조정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에서 국내업체의 주문을 받아 트랜스 임가공 사업을 해온 현지 외주업체들은 최근 일거리가 없어 가동을 거의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부분의 업체가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로 진출해 있는 콘덴서업계도 최근 거의 대부분의 업체가 「달러당 환율이 1천2백50원을 넘어가면 사실상 중국에 진출할 의미가 없어지는 것」으로 판단, 현지공장 가동률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밖에 중국공장을 독립된 별도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부품업체들도 환율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중국공장에 대한 원자재 공급문제로 가동이 어려워지는 등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한 튜너업체는 『아직까지 중국공장을 계속 가동하고는 있으나 원자재 수급을 위한 LC개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언제 가동을 중단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최근의 부품업계 동향과 관련, 부품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조만간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부품공장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을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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