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자동차 세금

자가용 굴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요구한 재정정책으로 교통관련 세금과 특별소비세 인상을 요구, 차세금이 들먹거리고 있으며 기름값도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자칫하면 자가용 보유자의 허리가 휘어지다 못해 부러질 정도다.

현재 자동차에 부과되는 세금은 모두 14가지나 된다. 구매과정에서 특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록과정에서 등록세, 등록세교육세, 취득세, 농어촌특별세를 내야 하고 도시철도채권도 구입해야 한다. 또 소유과정에서 자동차세, 자동차교육세, 면허세를, 운행과정에서 유류특소세, 교육세, 유류부가세를 각각 내야 한다.

이처럼 세금이 복잡하고 등록세, 취득세, 자동차세 등 비슷한 성격의 세금을 2중3중으로 내야 하는 것은 자동차를 사치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수확보와 징수편의를 위해 자동차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를 부과하는 것도 자동차관련 세금이 높아지는 요인 중의 하나다.

실제로 지난해 거둬들인 자동차관련 세금은 13조5천1백80억원으로 조세총액 82조3백31억원의 16.5%를 차지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제조업전체 부가가치의 8.2%에 불과하다. 결국 자동차 회사나 자동차 보유자들이 과중하게 내는 세금으로 나라살림을 꾸려가는 것이다.

따라서 소형차인 프라이드를 굴려도 연간 2백12만원의 자동차관련 세금을 내야 한다. 프라이드 세금이 싯가 5억원대에 달하는 강남의 40평대 아파트의 연간 재산세(토지세 포함)와 맞먹는다.

재산과세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배기량에 따라 누진 부과되는 자동차세도 불합리하다. 현재 8백cc 이하는 cc당 1백원, 3천cc 초과는 cc당 3백70원의 자동차세가 붙는다. 따라서 배기량 2천 cc인 소나타Ⅱ와 샤브 9000 2.0T의 자동차세는 똑같이 44만원이다. 그러나 가격은 샤브가 소나타보다 2배 정도 비싸다.

물론 IMF 구제금융에 따른 재정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동차관련 세금을 올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자동차산업의 수요기반이 위축되고 유가인상까지 겹쳐 물가불안을 자극하는데 따른 피해도 적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자동차관련 세금을 많이 걷어 재정수입을 늘려가겠다는 발상을 이제는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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