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들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이겨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중앙연구소의 기능을 종전 기초응용연구소에서 연구개발투자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상품개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 현대 · LG · 쌍용 · 코오롱 등 주요 그룹들은 IMF 긴급자금지원에 따른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도 연구개발투자 방향을 대폭 수정, 중앙연구소의 기초응용연구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제품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IMF한파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초응용연구보다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품개발이 불가피한데다 그룹사들이 예산절감 등 군살빼기 작업에 나서면서 중앙연구소의 연구개발 및 운영예산 삭감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그룹은 중앙연구소의 연구인력을 계열사 사업단위별 제품개발 전담팀에 재배치하거나 그동안의 상품화 지원작업을 강화하기로 하는 하면 일부 그룹의 경우 연구인력을 아예 생산현장에 투입, 제품생산 및 품질관리, 소비자들의 성향파악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연구인력 활용계획을 마련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내년도 연구개발투자 규모를 올해와 같은 1조9천억원으로 책정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80%를 전자 · 자동차 · 반도체 등 연구개발투자 효과가 큰 계열사의 제품개발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현대그룹도 내년도 연구개발투자 규모를 13% 확대한 1조7천억원으로 책정하고 이 가운데 90% 이상을 자동차 · 전자 · 정보통신 · 반도체 등 상품화 부문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IMF한파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대우그룹은 내년도 연구개발 투자액 2조2천억원을 기초응용연구 분야에 투자하기보다는 전자 · 자동차 · 통신 부문 등의 상품개발연구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LG그룹도 CU별 중앙연구소의 기능을 재조정, 사업부단위 상품개발팀과 협력개발체제를 강화하고 개발팀의 생산현장 투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쌍용 · 코오롱그룹도 최근의 경제위기와 자금난 등을 고려, 연구개발비를 줄이면서 중앙연구소의 연구비 투입을 축소하고 대신 계열사의 상품개발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D그룹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국내 그룹들이 최근 경제위기를 맞아 조직축소 · 경비절감 등을 추진하면서 매출신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중앙연구소의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불황탈출을 위한 아이디어 제품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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