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신세대들의 직업관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주위에서 명예퇴직이나 감원경영의 소식을 하루가 멀게 들으면서 실제 피부로 느끼고 있는 신세대들은 그러한 변화에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가을부터 시작된 취업박람회가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새롭게 사회에 진출할 예비생들 가운데 20만명은 또다시 취업재수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상당수가 자신이 원하는 직장보다는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이들 역시 언제든지 실업군에 편입될 수도 있다. 최근들어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듯 신세대들의 전문직업 선호가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80년대 후반 한때 「당신도 프리랜서가 될 수 있다」는 전문직 선호문화로 관련 사설교육기관에 신세대들이 대거 몰렸으나 90년대 들어 사회적 안정으로 주춤하다가 또다시 요즘 학원을 찾는 신세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으면 경기불황에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신세대다운 발상이 전문교육기관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신세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학원이 컴퓨터디자인분야다.
컴퓨터디자인은 독립적인 영역이면서도 자기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분야로 톡톡 튀기를 원하는 신세대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서울 본원을 비롯, 전국 15개 지역 학원체인망을 갖추고 있는 세잔컴퓨터디자인학원의 황하원 원장은 『올초 수강생 부족으로 학원시설을 축소했으나 최근들어 수강생들이 다시 몰리고 있어 원래 상태로 다시 환원했다』면서 『교육을 받으려고 상담하러 온 많은 신세대들은 교육을 마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강좌가 어느 분야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물어온다』고 말한다. 이 학원에서는 현재 컴퓨터그래픽과 CAD, DTP,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 강좌 등이 개설되어 있는데 1년 과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잔컴퓨터디자인학원은 이번 겨울방학부터 게임그래픽분야도 신설할 예정이다.
대학로에 위치한 나래컴퓨터디자인학원도 신세대들이 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 겨울방학을 대비해 시설 및 강사들을 대폭 보강, 옛 명성찾기에 분주하다. 이 학원 이재환 차장은 『최근 대학 졸업자들이 대거 전문학원으로 몰리고 있는데 대개가 컴퓨터와 그래픽과는 무관한 비전공자들로 취업난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온 학생과 대학 재학생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남녀 할 것 없이 신세대들이 컴퓨터디자인학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좌는 컴퓨터그래픽분야다. 다른 강좌에 비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독립적인 영역으로 마음만 먹으면 몇몇 사람들과 창업도 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는 게 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아직 진로결정을 못하고 있는 고현희씨(카톨릭대 4년)는 『직장에 들어가 몇년 있다가 불명예로 물러나는 것보다는 1,2년 늦어도 아예 전문분야를 공부해 창업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주위에서 많이 듣고 있다』면서 『여성에게 적합한 분야를 찾고 있는데 컴퓨터디자인분야 쪽에 관심이 있다』고 대학가 분위기를 설명하고 있다.
경제위기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신세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계층보다 자신의 진로문제에 관심이 높다. 그래서 모두가 불황체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컴퓨터디자인학원은 서서히 기지재를 펴고 있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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