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IBM의 합작품인 LG IBM(대표 오창규)이 22일로 출범 1년을 맞았다.「한국 최고의 PC 전문회사」라는 부푼 꿈을 안고 탄생한 LG IBM은 지난 한해동안 LG전자로부터 데스크톱PC를,IBM으로부터는 노트북PC와 PC서버및 웍스테이션등을 공급받아판매하는 「유통회사」의 이미지를 갖췄다.LG IBM 출범 당시에 밝혔던 사업방향대로 1년을 마감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LG전자와 IBM 모두 짭짤한 재미를 누린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그러나 LG IBM의 등장으로 제대로 수혜를 입은 쪽은 IBM이라는 게 중론이다.그 대표상품이 노트북PC다.
노트북PC는 한국IBM이 판매했던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2백대선 수준이던 것이 LG IBM으로 옮아간후 월평균 2만대를 넘는 급신장세를 보였다.그동안 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판매와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던 한국IBM으로서는 대단한 수확이 아닐 수 없다.또 IBM 노트북PC의 판매가 급증하게된 것은 LG IBM의 뛰어난 마케팅이나 판촉력때문이었다기 보다는 LG전자의 전국적인 유통망(대리점)이 뒷받침했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있다.
LGIBM은 대기업과 금융권,SI유통업체등으로는 직접 영업을 하면서 일반 수요층을 겨냥해서는 LG전자의 대리점(「C&C월드」)를 적극 활용해왔다. 따라서 노트북PC도 데스크톱PC와 마찬가지로 대리점 판매가 주류를 이뤘으며 이것이 바로 IBM 노트북PC의 판매를 단기간에 크게 늘려놓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외산브랜드의 무혈입성을 앞장서서 반대해온 LG전자가 자사의 유통망을 IBM에 무상대여해준 셈이다.
LG전자의 데스크톱PC 판매도 LGIBM으로 넘어간후 1년간 약 3만대 가까이 증가했으며 PC사업적자도 크게 개선됐다.이는 IBM의 브랜드를 활용해 데스크톱PC시장에서 만연 3위라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것도 LG전자에서 생산한 제품이 LGIBM으로 공급되고, 또다시 LG전자 유통망을 통해 판매됨으로써 유통마진이 한 군데 더 추가되는 모순을 드러냈다. 최근 LG전자에서 생산하는 데스크톱PC의 유통을 LGIBM을 거치지 않고 직접 LG전자 한국영업본부로 공급되는 형태로 전환한 것도 이같은 모순으로 인한 스스로의 가격질서및 경쟁력을 되찾겠다는의도로 풀이된다.
LGIBM은 출범 첫해의 목표로 삼은 브랜드인지도 제고와 시장점유율 확보 등에서 나름대로 실효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데스크톱PC및 노트북PC 등 PC판매목표를 25만대로 설정했는데 연말까지 23만대 이상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에서「LGIBM」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어느 정도 심어줬다는게 자체 분석이다.
그리고 LGIBM은 내년에 데스크톱PC보다 PC서버 사업을 강화하는 등의 또다른 변신을모색하고 있다.이와관련,최근에 영업조직을 재편했으며 인력도 출범당시 1백여명에서 80여명으로 줄였다.
그러나 1년간 유통전문회사의 성격을 보여준 LGIBM이 IBM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트북PC,PC서버 등 국제경쟁력을 갖춘 첨단제품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미국 IBM사에 공급하는 형태로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언제쯤 실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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