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기반기술 개발사업" 어디까지 왔나

「LCD 기반기술 개발사업」이 1년여 남짓 남아 있는 가운데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부산에서 열린 제4회 세미나에서는 이 개발사업이 결실을 맺을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방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펼쳐졌다. 지난 94년 1월부터 5개년 사업으로 시작된 LCD기반기술개발사업은 지난 3차년도까지 총 20개 과제가 완료됐으며 4차년도인 내년 1월까지는 6개과제가 추가로 완료될 예정으로 있다.

또한 마지막해인 99년 1월까지도 나머지 6개과제가 개발완료될 예정이어서 지난 5년간 총 32개과제의 개발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분야별로는 모듈분야 8개,장비분야 11개 ,부품소재분야 13개등이다. 총괄주관기관인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은 4차년도인 올해에는 단 3개의 신규과제를 선정했으며 내년에는 개발기간이 1년밖에 남지않았기 때문에 신규과제를 채택하지 않을 방침으로 있는 등 이 사업의 깨끗한 마무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LCD 기반기술개발사업에서는 채택된 32개 과제중 19개 과제가 개발완료됐고 나머지 12개과제도 진척도로 보아 성공리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한국전자의 칩온글라스(COG) 기술개발사업만이 2차년도에서 중도포기되는 좌절이 있었을 뿐이다.

LCD 기반기술개발사업은 국내 액정산업 초기부터 장비와 부품소재를 동시에 육성함으로써 후방산업의 조기국산화를 이룩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관심을 끌어왔다. 국내 LCD산업이 지난 95년부터 본격적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사업개시 3년만에 LCD용 장비와 부품 소재등에서 국산화가 이루어고 있는 것은 LCD 기반기술 개발사업 덕분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평가다.

부품소재분야에서는 이미 백라이트유닛과 편광필름이 국산화돼 국산 TFT LCD에 채용되고 있으며 장비분야에서도 초음파세척기,유리연마기등이 생산라인에 활용되고 있다.국내산업사상 모듈과 장비,부품등에서 거의 동시에 국산화가 진행된 것은 극히 드문 일이 아닐수 없다.

이번 세미나 참석자들은 그러나 기술국산화와 제품국산화에는 아직도 괴리가 있으며 국산기술로 개발된 장비나 부품 소재가 국내 모듈업체들에의해 채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모듈업계 관계자도 똑같은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마찬기지. 이들은 모듈의 국제경쟁력을 위해 장비 부품 소재의 국산화 필요성과 당위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확실한 신뢰성을 검증받지 못한 이상 섣불리 채용하는 것은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항변했다.

관계자들은 이자리에서 그동안 LCD 기반기술개발사업에서 이룩한 기술국산화중에서 제품국산화로 이어진 것은 아직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면서도 어느 누구도 제품국산화를 위한 해법을 속시원히 제시하지는 못했다.

모듈업계와 장비 부품소재업체 관계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아직 국산화할 기술이 많이 남아 있으며 제품국산화를 위한 협조체제구축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가칭 국산화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이 국산화추진위원회는 모듈업계와 장비업계,부품소재업계간의 원활한 정보교류를 통해 제품국산화와 공동기술개발에 주력하며 오는 99년 1월 LCD 기반기술개발사업이 완료되는데로 공식 협의기구로 발족될 예정이다.

장비나 부품업체들은 막상 국산화를 해도 모듈업체들이 채용을 해주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모듈업체들은 국산제품을 채용하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라고 강변하는 것이 국산화의 현주소인 것이 우리산업계의 현실이다.

모듈업계와 장비업계,부품소재업계가 공히 합의점이 이른 가칭 국산화추진위원회가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면서 얼마나 국산화의 길을 넓혀 나갈수 있을지 또 하나의 관심거리가 아닐수 없다.

<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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