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재고 폭증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과 국산 공작기계의 수출 경쟁력 저하로 공작기계 업체들의 재고가 폭증하고 있다.

6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천9억1천만원이던 공작기계 재고가 9월에 3백50억원이 추가되면서 총 재고 규모는 1천3백50억5천3백만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재고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9% 포인트, 지난달보다도 무려 33.8% 포인트 증가한 것이며 국내 공작기계업계의 9월 총 생산량(7백58억1천7백만원)보다 두 배에 많은 금액이다.

특히 이같은 재고 폭증은 지난 50년대 처음 공작기계를 생산한 국내업계가 사상 최초로 생산량을 전년 동기보다 11.0% 포인트 줄인 7천2백82억2천7백만원을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여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처럼 공작기계 재고가 급증하는 것은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자동차 부품 업체 등 수요업체들의 투자 마인드가 급격히 냉각된 데다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이 핵심 부품인 컴퓨터 수치제어(CNC)장치를 수입에 의존, 수출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없는 데 비해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이 엔저 등에 따른 저가 공세를 펼쳐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출 주력시장인 미국의 공작기계 수요가 올들어 지난해보다 20% 포인트 가까이 늘어났으며 일본 업체들의 수출도 약 20% 포인트 증가한 데 반해 지난 9월까지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36.4% 포인트 감소한 2억8백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위축으로 수입도 덩달아 줄어 9월까지 8억4천6백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39%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산업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의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생산분을 재고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통상 공작기계 업체들이 재고 규모를 축소해 발표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재고 규모는 발표된 수치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말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공작기계 업체들이 매출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할 필요가 있고 경쟁력 있는 전략형 수출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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