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내수침체 · 수출부진 고사 위기

국내 산업용 로봇 업계가 고사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대우중공업, LG산전, 두산기계, 기아중공업 등 주요 산업용 로봇 업체들마져 내수판매 부진 수출 전무 핵심기술 미확보 블럭화 심화 및 시장규모 협소 등으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러한 경영난은 연구개발 투자규모 축소로 이어져 신제품 개발이 부진함은 물론 양산 실패에 따른 고가격으로 인해 수요처가 더욱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산업용 로봇의 내수시장 전년동기대비 34.2% 감소한 5백93억9천7백만원에 그쳤다. 그동안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전기, 전자업종의 급속한 발전과 3D 업종 기피현상으로 지난해 생산실적이 90년보다 5배 정도 증가한 1천4백80억원을 기록하는 등 90년대 들어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또한 로봇 업체들은 일본 등 선진 외국업체와의 기술제휴 및 판매제휴로 컨트롤러와 서보모터 등 핵심부품을 수입, 국내에서 단순 조립 생산하거나 완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핵심기술 축적이 매우 미미한 형편이다.

최근 일부 업체의 국산화 노력으로 기구부는 80~90%, 제어부는 60~80%의 국산화율을 보이는 등 가시적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로봇의 핵심이랄 수 있는 설계 및 응용기술은 아직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낮은 로봇 국산화율은 수출에 있어서도 장애물로 작용한다.

외국사와의 기술제휴 및 판매제휴시 각종 옵션에 묶여 수출할 수 있는 지역이 극히 한정돼 있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며 그나마 주요 부품을 수입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 국내 로봇 업체들의 수출 실적은 계열사의 해외 공장 건설시 턴키 베이스로 납품되는 자동화 라인 중 일부로 납품되거나 제한된 로봇시스템을 소규모 수출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전무한 것과 다름없다.

특히 산업용 로봇 수요도 전기, 전자, 조선, 일반기계, 통신장비 등 전 제조업 분야로 확대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자동차 산업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자동차 산업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데다 그나마 블럭화가 심화되고 있어 중소 로봇 전문업체 및 계열사 수요가 거의 없는 업체는 만성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 규모 확대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블럭화를 줄여 업체간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며 자동화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투자는 저조한 중소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자금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은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 로봇 산업은 도약 단계에서 좌초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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