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컴퓨터 역사 75] 둠

나쁜 운명, 심판 등을 뜻하는 「둠(Doom)」은 94년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컴퓨터 게임이다.

단순히 말하면 IBM PC용 3차원 액션게임이지만 게임분야에서는 3D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받았지만 등장하는 괴물을 기관총, 바추가포로 무차별 살상하고 화면 전체를 피로 물들이는 등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정식으로 발매되지는 않았다.

93년 1월 게임제작사인 id소프트가 개발해 발표했으며 이듬해 6월 버그가 제거된 1.4버전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둠은 기본적으로는 id소프트가 이전에 발표했던 울펜스타인 3d(Wolfenstein 3d)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나 어떤 각도에서도 탁월한 텍스처 매핑성능을 제공하는 기술과 치밀한 구성이 돋보였던 게임이다. 같은 3차원 게임이지만 애니메이션되는 표면처리와 어떤 높이, 각도에서든 치밀하게 표현되는 조명효과 등으로 원작 울펜스타인 3d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기를 끌게 됐다.

특히 사용자가 직접 자신이 구상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즐길 수 있게 한 기능을 삽입해 사용자들의 관심을 높여나갔다. 둠의 이런 기능이 알려짐으로써 PC통신과 유즈넷, 인터넷을 통해 수천종의 둠 에피소드 모음이 발표될 정도로 호응을 받았던 것. 둠의 이같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사용자들의 창작력을 게임에 반영함으로써 둠의 생명력을 배가시켰던 방식으로 유명하다.

더욱이 486/33급의 컴퓨터에서도 부드럽게 처리되는 매핑효과와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컴퓨터 음악으로 제작사인 id소프트를 일약 세계적인 게임개발사로 알려지게 하는 데 효자상품 역할을 했다.

둠은 당시까지 평면에 그쳤던 게임의 수준을 3차원으로 전환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고 헥센, 헤레틱 등 수많은 아류작의 등장을 이끌어냄으로써 3차원 액션게임의 붐을 조성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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