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케이블TV 발전방향 세미나」 주제발표 요지

3자 분할이라는 전례없는 구조로 시작된 국내 케이블TV산업은 3년에 가까운 기간을 거치면서 장단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종합방송위원회(위원장 유혁인)는 케이블TV의 현황,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 케이블TV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의 정책세미나를 15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다. 전환성 청주대 교수 등 3인의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케이블TV SO의 발전전략

-원재연 (미래케이블TV 사장)

지난 9월 21일 현재 케이블TV 시청자는 2백14만 가구에 이르고 유료가입자는 75만6천 가구에 달한다. 개별SO 중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대도시 지역 및 아파트 비중이 높은 사업자는 유료가입자 확보실적이 좋은 반면, 중계유선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거나 지역내 중계유선 가입자 수가 많은 지역의 SO는 유료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케이블TV의 수요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채널 티어링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시청자의 주권확대 측면에도 부합되며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의 공략에도 적합하고 궁극적으로 PP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SO는 고객서비스를 위해 기본 마인드를 바꾸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가입자 관리시스템의 구비가 필수이며 전송망 유지보수도 SO가 원할 경우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SO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입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가입자의 지역정보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중계유선이나 지상파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지역채널의 활성화가 요구되고 있다. SO는 지역채널이 아니면 도저히 제작할 수 없는 지역밀착적이고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개발, 지역채널의 정착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이는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SO경쟁력 강화의 기본요건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다른 매체와는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제작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향후 부가서비스는 SO차원에서 개발돼 추진해야 할 분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송망을 소유하지 못한 SO는 대부분의 부가서비스를 독자적인 힘으로 추진할 수 없는 구조적 환경 아래 있다. 전송망 업체가 전송망 고도화 및 서비스 개발을 주도하고 SO는 부가서비스를 현장에서 가입자에게 전달해 관리하는 유통기능을 맡는 것이 현실적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케이블TV산업은 독특한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특유의 3분할 체제로 시작됐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의 직접적인 간여는 줄어도 케이블TV산업의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공정경쟁의 틀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 역할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PP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전환성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불완전한 시장경쟁 요인을 제거하고 구조적 규제보다 행위규제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꿔야 한다. 케이블TV의 존재 이유는 「시청자 이익」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케이블TV가 공정한 시장경쟁원리에 의해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채널 소유 수나 교차소유를 규제하기보다는 특정시장 내에서 하나의 기업이 소유한 방송채널의 시장점유율이 일정비율을 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전문편성의 문제도 장기적으로는 법으로 규제하기보다 시장기능에 맡겨놓아야 할 것이며 케이블TV PP가 명실상부한 분배사로서의 기능을 확대하고 부가서비스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구돼야 한다.

채널 티어링 제도는 철저한 시장원리 도입을 전제로 확산속도에 맞춰서 경비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 경제형 티어링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으며 이 제도의 효과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복수종합유선방송국(MSO)의 도입과 다채널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PP들도 단기적인 이익추구보다 장기적인 이윤추구를 목표로 시장조건이 호전되고 수용자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이 조성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 초고속 도로망으로서의 케이블TV

-박승권 (한양대 전자통신공학과 교수)

케이블TV망은 초고속망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 종합유선방송국(SO)의 광회선 보급률은 60% 정도고 광망의 보급률은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한전의 셀당 가입자는 4백∼5백명 정도로 축소되고 있어 당장 고속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HFC(Hybrid Fiber Coaxial)는 미국의 케이블TV망 중 가장 발전한 형태의 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무선케이블TV망 HFR(Hybrid Fiber Radio)는 무선기술과 이동통신의 기지국 개념을 도입한 진보된 망이지만 인구밀도가 극히 낮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HFC망이 아직도 주류를 이루고 있다.

케이블TV망의 고도화를 위한 토폴로지 변화는 구체적으로 셀 분할로 나타날 것이다. 망토폴로지도 수지(樹枝)형에서 자연스럽게 성(星)형으로 전환될 것이며 현재 정보통신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FTTC(Hybrid To The Curb)에 가까운 광 중심의 망으로 전환될 것이다. 또한 HFC망의 최대 약점인 망 관리도 이 단계에서는 보다 쉬워질 것이다.

지역별 SO간의 링을 시설하고 지역별 링을 연결하는 마스터링을 설치해 이 링에 ISP(Internet Source Provider)나 비동기전송모드(ATM), SDH(Synchronous Digital Hierarchy)를 접속해두면 SO별로 특별한 망을 설치하지 않아도 기간통신망과의 접속이 용이할 것이다.

<정리=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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