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지상파 美ATSC방식 확정이후

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위원장 이충웅 서울대 교수)가 8일 저녁 강봉균 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방송사업자 월례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디지털 지상파TV 방송방식에 대해 미국방식인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기술을 채택할 것을 정식 건의함으로써 디지털 지상파방송 추진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게 됐다.

협의회를 중심으로 지난 3월 말부터 추진된 디지털 지상파 방송방식 결정은 당초 일정보다 다소 늦어졌지만 협의회가 확정안을 정보통신부에 보고함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ATSC방식을 중심으로 한 모든 작업이 올해 말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지털 지상파방송 추진의 관건인 전환계획 수립문제도 방송방식 결정과 함께 계속적으로 협의회에서 논의돼온 터라 올해 말까지 최종안이 확정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 관계자들도 『거의 만장일치로 방송방식이 결정됨에 따라 오는 2000년부터의 시험방송 추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이전에 디지털 전환계획 수립을 위한 확정안이 마무리되고 내년 말까지 관련업계와 서울대 차세대방송컨소시엄을 중심으로 기술기준안이 원활하게 마련될 경우 2000년의 시험방송을 거쳐 2001년부터는 디지털 정규방송을 시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특히 한때 선진국의 기술개발 완료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던 DAB 방송방식 결정도 이달 중 협의회 논의를 통해 추진여부를 확정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논의에서 DAB 추진으로 확정될 경우 2000년대에는 위성과 함께 지상파, 라디오 모두 디지털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이번 디지털 지상파 방송방식 결정은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산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가전산업 구조변화와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지상파 방송방식으로 결정된 ATSC에 대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이미 국책과제로 상당부분 기술개발을 진행한 상태여서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TSC방식에 대한 원천특허를 LG전자가 인수한 제니스가 보유하고 있는 점은 적지않은 힘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 지상파방송에 따른 신규 디지털 수상기시장은 우리나라가 2010년까지 2백억달러, 미국은 2006년까지 2천5백억달러, 유럽은 2017년까지 1천9백억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전산업의 부흥이 예상된다.

수요의 대부분을 외산에 의존해온 송신시스템의 개발도 이뤄진다. ETRI와 전문업체 중심으로 국책과제로 송신시스템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방송사업자들이 이를 채택할 경우 관련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방송사업자들 또한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국내방식으로 결정된 ATSC방식은 개인용 컴퓨터와 호환성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최대 데이터 전송용량이 19.3Mbps에 달해 본격적인 데이터방송 서비스사업도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은 최근 몇년 전부터 부가통신서비스를 위한 준비작업을 상당수 진행해온 터라 디지털 지상파방송 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방송사업자뿐만 아니라 인터넷사업자, 데이터뱅크 등 소프트웨어사업자로도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의 디지털화에 따라 아날로그체제를 고수해온 케이블TV에도 내년부터는 디지털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프로그램공급사(PP)들의 디지털화면 제작뿐만 아니라 전송망사업자(NO)와 종합유선방송국(SO), 중계유선방송사업자도 디지털 전송로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향후 엄청난 투자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수용자들도 새롭고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지상파의 디지털화가 이뤄짐으로써 TV에서 영화를 보는 것같은 16대9 화면비율의 고선명 화질을 즐길 수 있고 TV상에서 인터넷 및 PC통신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정보서비스를 별도의 통신매체를 활용하지 않고도 향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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