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있었던 미국의 장거리전화 업체 월드컴의 전격적인 MCI 커뮤니케이션스 인수 제의가 향후 미국 전화서비스 시장에 격변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컴의 MCI 인수 제의로 장거리부문 경쟁 업체인 AT&T를 비롯, 스프린트 등이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인수, 합병(M&A) 및 제휴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컴의 제의는 그동안 지역전화 시장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오면서도 구체적인 행동까지는 이르지 못했던 AT&T와 스프린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따라 이들 두 업체가 지역전화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M&A 및 제휴에 박차를 가하면서 장거리 시장을 넘어 지역전화 시장으로까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지역전화 업체인 GTE사의 인수를 검토해온 AT&T는 GTE와의 M&A 협상 고삐를 바싹 당기고 있다. GTE를 인수할 경우 AT&T는 지역 시장에서의 입지는 물론 무선전화 시장에서도 수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프린트도 지역벨사인 SBC 커뮤니케이션스와의 제휴를 가시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때 AT&T와의 합병 협상이 성사 단계에까지 이르렀던 SBC는 거대 전화서비스 업체의 탄생을 우려한 경쟁 전화업체들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통신 당국의 반대로 현재는 합병이 백지화된 상태다.
스프린트는 이러한 SBC에 손길을 뻗어 자사의 지역 시장 진출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스프린트는 SBC와의 제휴가 지역전화 시장 진출과 함께 서비스 범위를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월드컴과 MCI가 합병할 경우 탄생할 업체가 지역, 장거리 전화는 물론 무선, 인터넷 등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을 갖게 돼, 이를 잘 알고 있는 AT&T와 스프린트의 제휴 대상이 현재의 GTE나 SBC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연방통신법 개정이후 상호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으나 FCC 등 관계 당국의 까다로운 조건 제시로 승인을 얻지 못한 지역 및 장거리 업체들이 직접 진출보다는 M&A나 제휴를 선호하고 있어 이번 월드컴의 MCI 인수 제의와는 상관없이 협력 협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이미 변동의 회오리 속으로 들어선 미국 전화시장에서 월드컴의 MCI 인수 제의는 시장을 한층 더 극심한 변동으로 몰아넣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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