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스피드가 힘이다

鄭 溶 文

물리학에서 「힘은 물체의 질량과 가속도의 적(積:F=ma)」이라고 하는 뉴톤의 법칙이 있다. 지금까지 기업의 힘도 이와 마찬가지로 규모(m)가 커야 한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에 기라성 같이 등장하는 기업들은 규모가 아니라 성장의 스피드(a)가 결정적으로 그 기업의 힘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매일 탄생하고 있는 벤처기업으로부터 2백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인텔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한 개의 제품군, 혹은 코아컴피던스에 특화되어 있는 단일 프로덕트 기업들이 그렇다. 매상 50억 달러의 데이터 네트워크기기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의 주식 시가 총액은 4백12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매출규모가 그 16배에 가까운 일본의 마쓰시다전기의 주식 시가 총액 3백42억 달러보다 더 많은 것이다.

『규모는 힘이다』라고 하는 뉴톤의 법칙은 이제 기존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 이제 기업의 힘은 규모가 아니라 성장 스피드가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마쓰시다의 연간 매출액은 6백41억 달러이다. 과거 5년간 성장률이 연평균 3%,, 주식 시가 총액이 3백42억 달러이다. 시스코는 매출액이 41억 달러이지만 과거 5년간의 성장률이 연평균 87%, 주식 시가 총액이 4백12억 달러로 마쓰시다를 앞서고 있다.

미국의 하이테크 메카 나스닥에 상장하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지표는 주식 시가 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누었을 때 몇 배가 되는냐 하는 PSR(PRICE per SALES RATIO) 로 삼고 있다. 마쓰시다는 PSR이 0.5 배이고 시스코는 5.9배가 된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어웨어 등은 10배가 넘고 사이버케시사는 9백25배가 되고 있는데 이것은 장래 매상이 현재의 9백25배가 된다는 전망이다.

이렇듯 벤처기업의 특징은 성장속도에 있는 것이다. 최근에 경영난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벤처기업의 육성을 절실히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언젠가 여야 영수회담에서도 여당의 대표가 실업률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벤처기업육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벤처기업을 육성해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어 그것이 기존의 비즈니스의 쇠퇴를 보상하고 활력있는 시장을 만들어간다는 원리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대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를 고려할 때 우선 우리들이 생각하는 벤처기업의 개념이 미국에서 성행하는 벤처기업의 본질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의 대부분은 사실 연구와 개발 (R&D)기능 가운데 연구를 장악하는 조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 벤처기업의 경우 투자를 1년 이내에 현금으로 바꾸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당연히 장기전망에서 연구기능을 가질 여유가 없다.

예를 들면 벤처기업의 대명사 실리콘그래픽스의 경우 장기적인 기술비전을 생각해 기술개발을 하는 몇 명의 그룹이 비공식적인 스텝기능을 갖고 있을 뿐 그외에는 구체적인 제품계획에 직결되지 않는 기술개발 선행 조직은 없다고 한다. 먼 장래를 내다보는 MPU의 기술개발에서도 반드시 구체적인 사업계획 없이 추진하지 않는다.

그러면 기술의 세계에서 리서치 없이 어떻게 장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리서치 기능은 실리콘밸리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지역 대학과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인큐베이터 성격을 갖는 연구소, 대규모 리서치 조직을 가진 군관계의 기업(예를 들면 로키드, 마틴) 등이 리서치를 진행하고 사업화의 싻이 트이면 이것을 벤처기업이 인수해 비지네스를 창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한 벤처기업 실리콘그래픽스, 시스코, 네트스케이프, 선마이크로 등은 스텐포드대학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토대로 사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결국 리서치 기능은 아웃소싱이고 개발에만 전념하는 것이 벤처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한솔PCS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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