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산업은 국내외적으로 각광받는 첨단 전자산업을 받치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핵심인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가 전략으로 육성해야 할 부문임에 틀림없다. 재료산업의 발전없이는 그 어떠한 첨단산업도 온전할 수 없다. 전자산업의 뿌리에 해당하는 재료산업의 육성없이 부품, 세트산업의 전도가 양양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나 다름없다.
외국업체들의 덤핑공세와 국내 수요업체들의 국산 기피현상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부품업계는 세트업계에, 세트는 일반소비자에 국산품을 쓰라고 각각 종용하면서도 정작 국산재료를 외면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재료, 부품, 세트는 「1란성 3생아」로 보아야 한다. 이같은 「1란성 3생아」의 정신이 국내 전자업계 전반에 확산되지 않는 한 쓰러져가는 재료산업은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묘방은 없다.
현재 재료산업에 필요한 것은 연대의식이다. 부품산업이 재료산업을 부추겨 세우고 세트업계가 부품업계를 끌어안을 때 비로소 국내 세트산업의 밝은 앞날이 보장되는 것이다.
부품산업의 하부구조에 해당하는 재료산업이 튼튼치 않고서는 독자적인 제품개발, 그리고 나아가서 경제발전도 불가능하다. 재료산업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져야 비로소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는 법이다.
이같은 견지에서 핵심부품 및 소재 국산화의 중요한 잣대가 될 전자재료 시험평가기술의 산학연 합작개발은 국내 전자산업의 최대 취약점인 소재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설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는 지난 91년부터 총 43억원을 투자해 산, 학, 연 관련 위탁기관과 함께 수행해온 「전자소재 및 재료의 시험, 평가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최근 완료해다는 것이다.
업계는 가전, 컴퓨터, 통신 등 각종 전자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전자재료에 관한 한국형 전자재료시험 및 평가기술이 이번에 개발됨으로써 소재 국산화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산업기술시험평가연은 연구결과의 기업이전과 함께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 연구발생품의 전시도 계획중이며 장차 워킹그룹(WG)을 중심으로 기술이전 및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연구결과를 국제표준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각종 국제표준화 전문위원회 활동도 강화할 계획으로 있어 큰 성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재료산업은 산업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해 왔다. 수입이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해 대외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국내산업을 거목으로 키워내려면 우선 재료산업 기반을 공고히 다져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거센 바람에도 끄떡 없고 샘이 깊은 물은 오랜 가뭄에도 안 마르는 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개발기술의 파급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다각도로 사전에 검증해 재료산업의 종합처방전을 만드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이제는 국가 기술개발체제를 효율성 위주로 정립할 때가 됐다. 우리의 기술정책에도 급변하는 기술체계에 걸맞은 변혁의 바람이 일어야 한다. 우선 순위에서 크게 밀리는 예산배정으로는 「무한기술경쟁시대」를 헤쳐나갈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재료산업이 바닥을 맴돌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번 떨어지면 아무리 많은 시간과 비용, 인력을 투자한다 해도 쉽사리 끌어올려지지 않는 게 바로 첨단기술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경쟁력이다.
재료개발에는 막대한 자금과 오랜 연구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집중지원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개별기업의 노력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신천지를 개척한다는 사명으로 재료, 부품, 세트업계가 공조체제를 우선 구축해 함께 전진하고 정부가 뒤에서 엄호한다면 어제 오늘의 뼈아픈 전철을 적어도 내일에는 다시 밟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불확실한 21세기를 바람직한 미래로 돌려 놓기 위해서는 이번에 개발된 한국형 전자재료 시험평가기술을 계기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총체적이고도 전략적인 국가 기술개발 계획을 마련해 집중 관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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