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지역민방 인천방송 11일 「첫 전파」.. 100% 자체편성

오락프로그램의 과다편성 및 재탕, 삼탕으로 일관한 TV프로그램에 식상했던 시청자들에게 오는 11일부터는 또하나의 볼거리가 생겼다. 지역민방으로 출범하면서 1백% 자체편성의 독립방송국으로 출범하는 인천방송의 개국이 10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는 인천방송의 가시청권인 인천시 거주가구와 파주군, 고양시, 김포군, 부천시, 광명시, 안산시, 시흥시, 안양시, 군포시, 화성군 등 경기도 동남서부 일원, 서울의 구로구, 양천구, 강서구, 금천구, 영등포구, 마포구, 은평구, 관악구, 서대문구 일원에 사는 시청자들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케이블TV 및 중계유선방송이 인천방송의 중계전송에 나설 전망이어서 인천, 경기, 서울의 모든 거주가구와 충남북 일원의 시청자들도 11일부터는 TV보는 재미가 새록새록해질 전망이다.

인천방송은 1주일 6천3백30분의 프로그램을 1백% 자체 편성함으로써 기존의 지상파인 KBS, MBC, SBS, EBS와는 완전히 다른 또하나의 채널이 탄생, 채널 돌리는 재미가 배가된 것이다.

인천방송은 순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전체의 58%에 달하도록 편성하는 한편 외주제작과 외화수입 프로그램을 각각 25%, 17%로 편성키로 했다. 프로그램 유형은 생활정보를 포함한 보도프로그램이 25.75%에 달하며 교양과 오락프로그램이 각각 41.07%, 33.18%로 짜여졌다. 기존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보도 및 교양 등 고품위 프로그램 편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편성됐다.

특히 이제까지 일반 시청자들은 경험할 수 없었던 케이블TV의 주요 프로그램을 상당부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인천방송이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사(PP) 및 독립프로덕션과 공동제작 및 기획을 도모하고, 프로그램 구입을 대폭 늘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인천방송이 방영할 예정인 케이블TV 프로그램은 패션판타지아(동아TV), ITV 문화살롱(A&C코오롱), 시처럼 음악처럼(A&C코오롱), 작은영웅들(HBS), 영화가 좋다(DCN), 세계의 기술학교(GTV), 만화특공대(대교방송) 등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보도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로컬뉴스에다 YTN의 중앙 및 지역뉴스를 제공받기로 했다.

전반적인 짜임새도 기존 지상파와 상당한 차별화를 시도한 모습이 역력하다. 보도 및 교양부문 구성원에 6㎜ 디지털비디오카메라를 지급, 비디오 저널리스트(VJ)화를 시도함으로써 연출을 절제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다.

연예인이 아닌 시청자 참여 오락프로그램 및 지역오락 정보프로그램의 적극적인 개발, 지역밀착형 생활뉴스 보도프로그램, 그리고 반윤리적 흥미추구 위주의 드라마 배격 등도 눈에 띤다. 특히 SBS의 오락성, 선정성 프로그램에 식상해 대안을 찾고자 했던 시청자라면 인천방송의 프로그램 편성표를 유심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메인종합뉴스인 「ITV 8시뉴스」가 밤 8시에 편성됐고 평일밤 9시에는 일일 가족드라마가, 밤 11시부터 1시간 동안은 권투(화), 축구(수), 골프(목)를 편성, SBS와의 시청자 확보경쟁에 노력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인천방송의 네트워크체제 구축 및 키스테이션(중앙방송국) 방송사 역할 등에 대한 가능성은 아직 불명확하다. 김옥조 사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네트워크화는 타지역 민방사에서 선택할 문제이고 당장 ITV가 키스테이션으로 나설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사장의 설명과 1, 2차 지역민방의 SBS와의 방송협정을 고려한다면 내년까지 키스테이션으로서의 부상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국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문제는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는 듯하다. 인천방송은 백령도 등 가시청권 내 도서지방의 난시청 해소를 위해 무궁화위성을 통한 송출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로 해석한다면, 비가시청권 내 케이블TV나 중계유선방송 사업자가 2백여만원을 들여 1.8m 상당의 안테나와 수신기를 설치하고 인천방송이 이에 비밀번호(ID)를 제공할 경우 전국적인 방송망 구축도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으로 1, 2차 지역민방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인천방송의 독립방송국으로서의 출범이 뜻대로 진행될지의 여부는 독립방송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여부에 달려 있다.

정부가 독립방송사에 대한 광고요금체계를 현재처럼 지역민방 수준으로 제한시키거나 기술발전에 따라 유명무실화해지고 있는 전파 월경문제를 엄격히 규제할 경우 인천방송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전망이다. 결국 독립방송사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채널 돌리는 재미가 달라질 것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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