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소규모기업 IT수요 황금어장 부상

『종업원 1백명미만의 중소사업장을 주목하라』

미국 컴퓨터, 네트워킹업체들에게 새로운 특명이 떨어졌다.

시티뱅크나 제너럴 모터스,보잉등 그동안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네트워킹수요를 주도해 왔던 대기업시장이 서서히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는 반면 적게는 5명,많게는 1백명안팎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중소사업장의 수요가 정보기술(IT)업체들에게 새로운 황금어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잡화점이나 치과,세차장서부터 중소규모 사무실,또는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 분포돼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에 의하면 현재 미국에 있는 사업체를 종업원수 기준으로 분류했을 때 직원 5천명이상의 거대기업이 2천1백개이고 1천∼4천9백99명인 대기업이 1만여개인 데 반해 직원 20∼99명인 업체는 1백80만개,그리고 5∼19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업체는 무려 7백8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종업원 1백명미만의 중소업체에 종사하는 노동력이 전체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전산화 및 네트워크 구축열기가 이들 중소업체에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IT업체들에게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소업체들이 단 두대의 PC간에라도 네트워크화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함에 따라 네트워크 구축 및 이를 통한 시스템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컴퓨터 인텔리전스의 조사에 의하면 아직 이들 중소업체중 근거리통신망(LAN)을 구축한 곳은 전체 13%에 불과하고 전산화도 대기업에 훨씬 못미친다.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쓰리콤도 자체 조사결과 중소업체의 70%가 PC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15%만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바꿔 말해 앞으로 이들 중소업체들의 수요가 무궁하며 IT업체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한 소프트웨어업체가 1백만개정도의 중소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할 경우 한 업체당 20카피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총 2천만카피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따라서 IBM,휴렛패커드(HP),컴팩 등 시스템 업체들과 쓰리콤,시스코 시스템스,베이 네트웍스,케이블트론 등 네트워킹 업체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 중소업체의 시스템도입은 대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우선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보다는 성능좋고 저렴한 시스템을 원한다.

또 중소업체들은 규모가 작고 업무내용도 대기업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복잡한 시스템보다는 운용,관리하기 쉬운 시스템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나 네트워킹업체들은 설치,관리하기 쉬고 간편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요구된다.

그래서 이들 업체는 그동안 대기업에 공급해 왔던 하이엔드 네트워킹 기술이나 소프트웨어제품들을 중소업체들의 필요에 맞게 수정해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백오피스 패키지의 기능을 축소시킨 중소기업용 「스몰 비즈니스 서버」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윈도NT서버」 운용체계(OS)나 「SQL서버」 데이터베이스,「익스체인지」전자우편 및 그룹웨어 등 「백오피스」패키지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설치 및 유지관리를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MS는 가격도 현재 2천4백99달러하는 백오피스보다 대폭 내릴 방침이다.

IBM도 올 연말께 중소업체용 서버 소프트웨어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대기업처럼 정보시스템(IS)부서가 따로 있지 않은 중소업체가 IT업체들에게 원하는 것은 IT업체들이 자신들의 IS부서역할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휴렛패커드는 자사 업무용 데스크톱인 「벡트라」일부 모델에 디지털동시 음성 데이터(DSVD)모뎀을 장착,이용자가 원격지에서도 서비스요원에게 시스템상태를 진단받을 수 있게 했다.

쓰리콤은 또 중소업체들이 네트워크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네트워킹관련 무료 CD롬 제공등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무튼 이들 중소업체의 수요를 어떻게 유인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IT업체들의 세력관계는 새로운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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