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하는 다기능화와 PC 주변기기화에 힘입어 일본 복사기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복사기의 다기능화는 프린터업계를 자극, 고유영역이 무시되는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화가 급속히 추진되면서 최근 복사기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주요 업체인 캐논은 복사기분야에서 올 2, 4분기와 3, 4분기 잇따라 전기 실적을 갱신한 데 이어 오는 4, 4분기에도 또다시 과거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사무기계공업회 조사에 따르면 일본 복사기업계의 제 1, 4분기 출하실적은 대수 면에서 전년 동기대비 15.9%, 금액 면에서 22.8% 증가했다. 기종별로는 아날로그 기종의 증가세는 거의 답보상태였으나 흑백 디지털기종이 약 2배, 컬러 디지털기종이 약 50%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컬러기종을 포함한 디지털화 비율은 대수 기준 28%, 금액기준으로는 44%를 기록했다.
디지털 복사기는 PC붐 2년 뒤인 94년과 95년께에 시장을 형성, 지난해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최근의 급속한 시장확대는 프린터기능을 첨가한 PC 주변기기화, 저가격화 등이 주효했다.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는 개인사무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화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복사기의 디지털화는 시장활성화 이외에도 다양한 메리트를 복사기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부가가치의 창출. 디지털 복사기는 아날로그 복사기와 달리 다기능화가 손쉬워, 기능확장과 그에 따른 부가가치 책정으로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감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복사기는 또 부품가격에서 반도체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아날로그기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반도체 기술발전에 의한 부품의 공통화, 부품수 절감, 부품단가 하락 등을 통한 생산원가 축소의 여지가 크다. 즉 수익성의 대폭적인 확대가 기대된다.
또 대당 복사가능 장수가 같은 속도의 아날로그 기종보다 1.5배 이상 많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있어, 복사기 임대업체의 주문확대도 예상된다.
그러나 디지털기종의 보급확대로 복사기는 프린터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원래 복사기와 프린터는 출발점에서는 기술과 목적이 모두 다른 제품이었으나 디지털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LBP)의 등장으로 양 제품의 기술적인 경계와 양 제품의 사용목적이 중첩되는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복사기업체들은 다기능 복사기의 초기 제품에는 주로 팩스기능만을 추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프린터기능까지 집적한 1대 3역 복합기를 다수 시판하고 있다. 프린터기능의 첨가는 당연히 PC 주변기기화로 이어졌고, 이것이 프린터업체들을 자극했다.
이같은 복사기업체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프린터 생산업체도 레이저 프린터에 판독기능과 자동 분류기능을 추가한 기종을 투입하면서 복사기 고유영역을 넘보고 있다. 프린터업체들은 또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을 계기로 고품질 프린터를 시판하면서 사진시장도 넘보고 있다.
이처럼 복사기, 프린터, 사진시장의 경계를 강타하고 있는 디지털화의 강풍은 현재로는 복사기업계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업종을 뛰어넘는 경쟁환경 조성으로 앞으로 이들 업체간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
국제 많이 본 뉴스
-
1
美 필리델피아서 의료수송기 번화가 추락...사상자 다수
-
2
美워싱턴 공항서 여객기-군용헬기 충돌...승객 60명에 사상자 미확인
-
3
21살 中 아이돌의 충격 근황… “불법 도박장 운영으로 징역형”
-
4
한파 예보된 한국…111년만에 가장 따뜻한 러시아
-
5
'제2 김연아' 꿈꾸던 한국계 피겨 선수 포함...美 여객기 탑승자 67명 전원 사망 판단
-
6
中 '딥시크'에 긴장하는 유럽… 이탈리아 “사용 차단”
-
7
“7만원에 구매했는데”… 200억원 가치 반고흐 작품?
-
8
트럼프 “워싱턴 DC 여객기 참사는 바이든 탓”
-
9
말 많아진 트럼프?… 취임 첫 주 바이든보다 말 3배 많아
-
10
'트럼프 실세' 머스크에 광고 몰린다… 아마존, 엑스로 '컴백'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