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통일한국의 방송정책」 심포지엄

남북한이 통일이 되고나면 우리의 방송은 어떤 모습으로 자리해야 하는가. 이질적인 형태로 존속해온 남과 북의 방송을 통합하는 문제는 심각한 고민을 필요로 한다. 방송의 제도적 측면, 방송인력측면, 방송기술측면, 방송프로그램 편성측면, 방송자료관리측면 등 5가지 사항에서 통일한국의 방송은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통일한국의 모습 및 그 방식을 위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방송학회(회장 유재천)가 「통일한국의 방송정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졌다. 주요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

◇통일한국의 방송제도 통합방안-박종수(연세대 사회과학연 연구위원)

이질적이기만한 남북한의 방송, 그리고 방송의 내용 및 인적물적교류에 대한 북한의 거부태도 등은 남북한의 방송교류문제를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서는 남북한 방송교류와 협력에 관한 일반원칙과 해당주체를 명기하는 남북방송 교류와 협력을 위한 합의서(가칭)를 정부차원에서 모색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방송국차원에서는 가칭 남북방송 프로그램 교류와 협력을 위한 합의서를 마련, 프로그램교류와 공동제작, 일반방송자료와 방송기술의 상호제공 및 교환을 담아내야 한다.

이같은 합의서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당국이 이미 구성한 남북사회문화교류협력 공동위원회에 가칭 남북방송교류소위원회를 설치, 운영해야한다.

통일후 방송통합의 과제로서는 제도측면에서 위성과 케이블TV를 통합한 통합방송법(상정중)의 제정이 아닌 남북한의 통일에 대비한 통일방송법 제정이 이뤄져야 하고 이원화된 송출 등 기술방식의 통합, 자료통합을 담당하는 기구, 통일방송을 위한 재원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일방송프로그램과 국민통합-이우승 방송개발원 연구원

통일방송프로그램의 대전제는 통일방송이 특정세력, 집단, 지역의 의견만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대변해서는 안되며 프로그램내에서 다양한 견해가 반영되고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프로그램 다양성을 통한 사회통합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남북한 전체국민이 방송프로그램에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비로소 방송을 통한 국민통합이 가능한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통일한반도내에 존재하는 다양하고 이질적인 견해를 전달해야지 특정한 내용의 의견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방송프로그램 편성원칙은 동질감제고, 상호이해증진, 상대방에 대한 거부감분석, 남북한의 언어통합, 인위적인 화합을 위한 보도태도 지양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북한지역의 문화를 소개하고 보존하는 데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전국채널을 통해 방송해야 하며 정보프로그램의 편성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한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방송의 역할-최영묵 방송개발원 연구원

통일방송은 통일이전, 통일과정, 통일이후의 방송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통일과정의 완급에 따라 통일방송 시나리오도 점진적 모델과 급속한 모델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이중 점진적 통합방송은 교류모색기, 제한적 교류기, 본격교류기, 방송통합의 순서로 진행될 것이며, 급속한 통일의 진전에서는 북한방송의 즉시편입과 북한의 방송구조를 일부이용하는 단계적 남북방송통합이란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과정이야 어떠했든 통일방송은 통일촉진, 상호이해증진, 통일문화건설, 사회통합 등 4가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히 방송사는 현재의 북한관련 프로그램을 크게 늘리고 편성의 관점도 냉전의식에서 벗어나 민족화합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민족문화나 민속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할 수 있는 관련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해야 하며, 북한방송과의 공동이벤트기획, 북한문화, 예술, 새활관련프로그램의 제작, 북한방송국과의 공동투자기획을 수립해 실천해야 한다.

<정리=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