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전자 신임 통신부문장 박항구 부사장

『무엇보다 현대전자 통신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지난 8일 공식적으로 현대전자 통신부문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항구 前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동통신기술연구단장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데 다소 부담을 느끼는 듯 『이번 이적을 상용화 기술개발에 헌신하고 싶은 순수한 엔지니어적 열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부사장은 국내 통신기술 개발사에 2대 성공작으로 평가되는 전전자교환기 개발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 개발을 진두 지휘하면서 통신기술 개발의 국내 1인자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인물이다.

『정확히 19년9개월이라는 긴 세월을 고스란히 보낸 연구원을 떠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좀더 공격적인 분야에 쏟아부어 결실을 맺고 싶다는 욕심에 마음을 먹었습니다.』

박 부사장은 TDX에 이어 CDMA 이동통신기술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이제는 연구원의 미래를 후진에 맡겨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어 민간업체 행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전자는 CDMA 기술 공동개발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통신분야에서 나름대로 기술력을 쌓아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통신 고유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점이 경쟁사에 뒤지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통신 인프라의 핵심 기술이 교환분야에 대한 원천 기술이 없다는 것이 현대전자 통신부문의 결정적인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부임 직후 최우선 사업으로 통신산업의 뿌리인 국설교환기 분야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현대전자는 CDMA시스템 사업을 수행하면서 이동통신용으로 제한돼있기는 하지만 국설교환기를 직접 제작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교환기 개발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박 부사장은 현재 CDMA교환기 인력을 중심으로 약 1백20여명 정도의 교환기 개발 전담팀을 구성,내년 하반기 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번 교환기 사업 참여 결정이 내수 시장을 겨냥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설 교환기나 CDMA 시스템이나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우리가 뒤늦게 교환기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은 교환기 기술 없이는 궁극적으로 통신 인프라 부문의 해외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박 부사장은 무엇보다 현재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인 CDMA이동전화 및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을 정상궤도로 진입시키고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인 비동기전송모드등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관련 산업과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IMT-2000) 분야에 선진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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