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새 방송법 제정 지연 따른 손실액은 얼마인가

케이블TV,위성방송 뉴미디어방송 등 방송산업 구조개편을 다루고있는 새 방송법의 입법이 지연됨으로써 국내 방송및 통신업계가 치뤘고 앞으로 치뤄야 할 손실규모는 얼마나 될까.

새 방송법은 상당기간 제정이 불투명한 상태이어서 방송 및 통신업계는 최소 1년이상은 상당한 피해를 감내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위성,케이블TV,뉴미디어방송을 포괄한 새 방송법은 지난 95년 14대 국회 정기국회에 상정된 이후 자동폐기됐고 15대 국회가 열린 지난 96년 15대국회에 재상정됐으나제도개선특위의 합의실패로 기역없는 나날을 보내야했다.97년 3월 문화체육공보위원회로 이관된 새 방송법은 최근 열린 7월 임시국회에서도 유야무야로 끝나 버리면서 올해도 앞을 기약할 수 없게됐다.

특히 앞으로는 새 방송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여야 모두상당한 위험을 감내하지 않는 한 새방송법은 내년 차기정권으로 이월될 것이 확실시되고있다.이같은 점을 감안할때 새방송법 제정지연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대상은 위성방송관련기업이었고 다음이 케이블TV업계다.

먼저 위성방송의 직간접적인 당사자들인 한국통신과 위성방송추진기업들은 엄청난 물질적피해를 감내해야만 했다.

위성체 및 송신지구국을 담당하고있는 한국통신은 6개 방송중계기의 24개 채널가운데 겨우2개만을 지난해 7월부터 KBS에 임차했다.이달 25일부터는 교육방송이 2개를 추가로 활용할 예정이다.앞으로 케이블TV 교육채널들이 과외위성방송용으로 2개채널을 사용할 계획이나그밖에는 오리무중이다.

한국통신의 위성체 채널임대료는 계약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만 3년미만의 계약은 월 1억2천1백만원정도이며 장기계약은 1억1천만원정도.송신지구국 사용료의 경우도 3천만원이상이다.

지난 95년 11월 발사한 무궁화 1호기의 경우 KBS 2개채널을 제외하고 10개 채널에 대해 20개월동안 3백억원가량을,96년 3월 발사한 2호기의 경우 전채널을 놀리면서 15개월여동안 2백70억원상당을 하늘에 날려버렸다.따라서 지금까지 날린 금액만해도 6백억원에 달하고있다.그러나 새 방송법의 제정지연에 따라 앞으로도 1년여간은 놀려야할 형편이어서 손실액은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통신측은 단순한 산술적 계산외에도 기회비용과 운영비,인건비를 고려할때 지금까지의 손실추산액은 1천억원을 웃돈다고 설명한다.이같은 손실이라면 웬만한 기업은 벌써 쓰러졌고 큰기업일지라도 대대적인 경영진 문책은 뒤따랐을 상황이다.

위성방송추진기업들역시 새 방송법만을 바라보다가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최소 5명,최대 20여명까지 전담팀을 두었던 20여개 위성방송추진기업들은 2년이상 팀을 존속시키면서 위성방송을 준비했으나 상항이 여의치않게 흘러가자 지난상반기중에 관련 팀을 대폭 축소한 상태이다.

한 명에 연간 1억원이 소요된다고 계산할 경우 이들 위성방송추진기업은 상황을 잘못 판단함으로써 많게는 50억원을,적게는 10억여원을 헛되게 투자한 셈이다.

위성방송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케이블TV산업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먼저 비록 뒤늦게 이뤄졌지만 2차 SO(종합유선방송국)의 허가가 늦춰지면서 PP(프로그램 공급사)들의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29개 PP의 경우 새 방송법이 조기에 통과돼 전국서비스권을 확보했을 경우 상당한 수신료수입이 가능,경영안정화가 가능했었다.또한 전국단위로 늘어난 시청자는 대규모의 광고물량 확보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이들 PP는 2년가까이를 허송세월한 상태이다.

다음으로 1차SO의 경우는 당초 정부로부터 2차SO 추진시 MSO(복수 SO)를 보장받고 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추진했었으나 새 방송법 제정지연으로 2차SO참여가 불가능해져버렸다.1차SO입장에서 볼 때 다잡은 고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또한 새 방송법에 담겨진 MSO규정의 적용실패는 불법만 양산해 놓은 상태이다.일부 기업은 새 방송법 통과 및 MSO적용을 전제로 7~8개에 달하는 SO를 선인수했으나 새 방송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위법상태에 직면한 상황이다.

새 방송법 지연이 몰고온 본질적인 문제는 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콘텐트를 중심으로한 영상산업의 육성,방송산업의 구조개편도 한참 뒤로 늦춰지게됐다.위성방송,케이블TV,지상파방송,뉴미디어방송 등이 상호보완적 관계속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비가 선행됐어야하나 근거법마련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파행상태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이긴 하지만 위성방송채널의 과감한 허용은 대대적인 콘텐트수요를 불러일으켜 영상산업의 진흥을 가져올 수 있었으나 이마저 한참 뒤로 늦춰지게됐다.특히 방송시장 개방을 대비한 국내방송산업의 정비는 시급한 문제로 남게됐다.

방송시장 개방에 앞서 국내방송산업의 정립 및 안정화와 여유채널의 과감한 허가가 선행됐어야했으나 새 방송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이는 당분간 관심대상에서 멀어지게됐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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