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반발 불러온 映振法 시행형·시행규칙案

영화계가 오는 10월 11일 발효될 새 영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한국영화제작자협회, 스크린쿼터감시단, 한국영화연구소, 한국영화인협회 등 영화관련단체들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축소」를 내용으로 한 새 영진법 개정안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이달 7일 새영진법 개정안의 반대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8일 문체부를 항의방문하는 한편 오는 18일까지 「영진법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문체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입법예고된 영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안에 대한 영화계의 의견은 크게 △영화심의 대상과 범위의 명확성 보완 △영화진흥재원 확충과 효율적 운용방안 마련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재고 등으로 집약되고 있다.

우선 영화계 관계자들은 영화심의와 관련, 공연윤리진흥협의회에 부여될 「등급부여 보류제」(새 영진법 제12조 5항)의 삭제를 주장하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 제도로 말미암아 공진협이 준사법적 권리인 「등급부여 보류권」를 행사, 권위적인 영화심의는 물론 영화내용을 강제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공진협의 등급부여 보류권이실질적인 영화검열장치로 등장할 것』이라며 『이 경우 민간자율기구로 거듭날 공진협의 근본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화계 관계가들은 새 영진법이 등급부여 보류의 기준을 △헌법의 기본질서 및 국가권위 손상의 우려가 있을 때 △미풍양속을 해하거나 사회질서를 문란케 할 우려가 있을 때 △국익을 훼손할 우려가 있을 때 등 포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자의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보류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 감축은 이번 영진법 개정안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최소 86일에서 최대 66일까지 줄어들 전망인 스크린쿼터를 기존 영진법의 기준일인 1백6일로 동결하자는 것이 영화계의 의견이다. 영화계는 지난 95년 7월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합헌결정을 앞세워 스크린쿼터의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경제활동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119조는 자유방임적 시장경제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며 『외화의 수입자유화 상태를 방치할 경우 외화의 시장독점으로 국산영화는 황폐화할 것이고 영화소비시장만 과도하게 커질 것이다. 따라서 스크린쿼터가 경제질서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공동체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므로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고 판결했다.

결국 영화계는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 수호의 마지노선」이라는 데 의견을 결집, 문체부에 스크린쿼터 축소안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영화계는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새 영진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단편, 소형영화와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에 대한 심의면제 규정을 두지 않아 영화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합리적인 영화진흥재원 조성과 운용법 마련도 의견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현재 영화진흥기금은 영화관에서 걷히는 문예진흥기금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여타의 재원확충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기획담보 대출」과 같은 형태의 제작지원을 병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화계에서는 최근 2∼3년간의 제작실적 및 흥행실적과 같은 입증가능한 판단항목을 정한 후 관련점수를 합산해 영화에 대한 「기획담보 대출」을 실시, 영화진흥기금을 한국영화 제작활성화로 연계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문체부에 종용할 방침이다.

TV방송국의 영화판권 구매 및 공동제작을 유도, 방송사로부터의 영화제작지원은 물론 판매처확산을 도모하는 것도 영화재원확충의 한 방편으로 영화계에서 적극 검토되고 있다.

영화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새 영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안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문체부 한 관계자는 『입법예고일로부터 20일내에 영화계 의견을 모아 개정안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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