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이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초, 중반기 여름의 한국 영화시장은 할리우드영화의 공세가 유달리 드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4일 개봉한 「잃어버린 세계」가 7월 말 현재 서울에서만 관객 1백만명을 동원한 것을 비롯해 「콘에어」가 90만명(6월 28일 개봉), 「맨 인 블랙」 46만7천명(7월 12일 개봉) 그리고 「제 5원소」가 45만명(7월 17일 개봉)을 기록하는 등 올 여름 성수기에도 할리우드영화가 우리 극장계를 점령했다.
이외에도 7월 12일 개봉한 「스피드2」가 최근까지 관객 30만명을 동원했고 「헤라클레스」(7월 5일 개봉, 30만명 동원), 「래리 플린트」(7월 12일 개봉, 4만5천명 동원) 등 할리우드 화제작도 초, 중반기 여름영화 흥행을 주도했다.
이 가운데 20세기폭스의 「스피드2」와 월트디즈니의 「헤라클레스」는 해당 제작사의 당초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지만, 최근 한국 영화시장에서 관객 10만명 동원이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성공한 흥행성적이다.
결국 올 여름 극장계는 지난 5월 초 개봉해 최근까지 각각 서울관객 30만명을 돌파하며 장기흥행한 「쇼킹아시아」와 한국영화 「비트」 외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할리우드영화의 「판」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 달 9일부터 시작된 종반기 여름시장 역시 할리우드영화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 달 2일 개봉한 워너브러더스의 「배트맨&로빈」을 비롯해 9일 개봉한 파라마운트의 「페이스 오프」,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아나콘다」 등 할리우드 작품이 종반에 접어든 여름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 영화들은 모두 할리우드의 전략적 소재인 대형 액션을 다루고 있어 초, 중반기 흥행작들에 버금하는 흥행을 올릴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 공세로 초토화됐던 여름 초, 중반기와 달리 종반기에는 「넘버3」 「할렐루야」 「표류일기」 등 역량있는 한국영화 개봉이 잇따르는 등 토박이들의 반격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넘버3」는 송능한 감독이 1년 6개월에 걸쳐 직접 쓴 시나리오가 탄탄한 데다 한석규를 비롯한 연극계 출신 배우들의 연기가 눈부실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장기흥행할 조짐이다.
이와 함께 박중훈, 이경영의 코미디영화인 「할렐루야」, 로빈슨 크루소식 모험영화로 가족관객들의 관람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는 「표류일기」의 흥행여부가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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