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음반 유통사업 참여 초기부터 「예상밖 고전」

대기업 음반사들의 음반 유통사업이 음반시장의 기형적인 구조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현재 음반 유통사업에 뛰어들거나 모색하고 있는 대기업 음반사는 삼성영상사업단, 세음미디어, 제일제당, 금강기획 등이다.

이들 업체는 2,3년 전부터 음반 기획, 제작에 나섰으나 경험과 관리능력의 부족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 사업의 한계를 느껴왔다. 이에 따라 대기업 음반사들은 기획, 제작에 따른 위험부담률을 줄이면서 대자본으로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통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통사업에 진출하려는 이들 대기업 음반사의 구상은 음반시장의 기형적인 구조로 인해 초기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이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사업분야는 자체 개발하는 음반,비디오등 종합영상물을 소화할 수 있는 복합매장이다.『최소한 23백여평의 대형매장이 필요할 뿐 아니라 기존 도, 소매상들과의 협력관계가 뒤따라야 복합매장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대기업음반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음반유통시장의 구조가 제작사,소매상,도매상,중간도매상,최종소비자에 이르는 복잡한 구조를 취하고 있고 중소 도, 소매상들의 무자료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대기업들의 음반유통사업이 지지부진한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은 올초 구성한 음반사업부단위의 유통태스크포스트팀(TFT)을 지난 5월 사장 직속기구로 이전,전사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취해 왔다.이 회사는 단기간에 성공적인 유통사업을 위해서는 외국 선진음반유통업체들의 사업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판단,세계적인 음반유통사인 영국의 HMV와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여 왔으나 HMV사가 현재의 국내 음반유통시장구조에서는 시장진입의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삼성과의 협력관계를 거부했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자체적으로 대형음반매장을 개설키 위해 서울시내 주요지점에 대지를 물색했으나 이 역시 실패, 오는 11월에 삼성프라자에 50여평의 소규모 음반매장을 설립키로 하고 음반 유통사업을 일단락지었다.

이 회사 유통 TFT팀의 한 관계자는 『올초부터 음반 유통사업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모색했으나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당초 계획했던 대형 복합매장 개설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세음미디어,제일제당,금강기획도 삼성영상사업단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음미디어가 현재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평촌 일대에 30여평 규모의 소규모 음반매장을 개설했을 뿐 대형 매장개설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제일제당과 금강기획 역시 뚜렷한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하부구조가 취약한 음반 유통구조 아래서는 대기업이 유통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데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기존 음반 도소매상들과의 적극적인 협력관계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