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서드 아이 블라인드

새로운 음반이 등장하면 보통 서너달 안에 판매의 성공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한국처럼 「냄비 속성」을 가진 가요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넓은 땅덩어리로 인해 조금은 반응이 느릴 듯 싶은 미국에서도 역시 그렇다.

그런데 가끔은 황소걸음으로 겨우겨우 발을 내딛고 늦게 빛을 보는 음반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음반은 그만큼 대중들의 사랑도 오래 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몇 년 전에는 후티 앤 블로피시가 차트 등장 1년 만에 1등을 차지하더니 최근에는 노 다우트, 월플라워즈 등이 오랜 시간 끝에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서드 앙 블라인드」(약칭 3EB)는 그들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아니고 아직 최고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점진적인 인기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서서히 달구어지는 대중들의 반응을 한참 만끽하는 중이다.

현재 빌보드 싱글챠트에서 소폭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그들의 첫 싱글곡 는 이미 록 챠트에서는 정상을 차지했었다. 샌스프란시스코 출신인 이 4인조 밴드의 음악은 진 블라섬,스핀 닥터스, 토드 앤 윗 스프라킷 등 90년대에 일정한 성과를 거둔 밴드들과 비슷한 색채를 띠고 있는 데 한마디로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멜로디가 듣기 편한 음악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겠다.

비트가 부담스러울 만큼 강하지도 않고 기타의 사운드는 오히려 어쿠스틱 쪽에 가까우며 보컬은 자연스럽고 다루는 주제도 일상적인 것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중도적인 록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맞춤복처럼 잘 들어맞는다.

무명의 이들이 알려질 수 있었던 계기는 90년대 영국 브릿 팝의 최고봉 오아시스처럼 듣는 순간 귀에 착착감기는 맛을 주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색깔이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 앨범은 신인밴드로는 과욕이다 싶을 정도로 많은 14곡을 수록하고 있다. 그 중 의 히트로 이미 그들의 존재를 알렸고 이 곡에 별로 뒤지지 않을 만한 고른 수준의 곡을 둘 선보였다.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곡은 라는 곡인데 오아시스 풍의 사운드와 멜로디가 긴 여운을 남겨준다. 이번 앨범의 최종 집계가 평범한 밀리언셀러 정도의 히트라고 한다면 다음 앨범에서는 틀림없이 그 몇배의 수직상승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밴드다.

<팝칼럼니스트·박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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