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承澤 한국발명진흥회 특허기술사업화알선센터 과장
풍부한 자본력에 우수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특허권을 가진 대다수 발명가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자본일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특허출원은 27만여건으로 세계 5위의 출원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허출원이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1백개 다출원 기업의 특허출원 비중이 전체의 95.9%를 차지하고 있고 발명가 대부분은 어렵고 열악한 조건에서 신기술을 개발해 어렵게 특허출원을 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자본가를 만나지 못해 그 특허기술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발명가와 자본가의 연계, 즉 기술과 자본의 접목 과정에서 발명자는 어렵게 연구개발한 발명품에 강한 집착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자본가에게 고액의 로얄티를 요구하게 된다. 물론 자본가는 발명가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게 된다.
이처럼 특허권의 사업화를 둘러싸고 발명가와 자본가의 입장 차이가 클 경우 결국 계약은 결렬되고 아쉬움만 남긴 채 그 특허권은 사업화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게 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당사자가 서로 한발짝씩만 양보하면 계약이 성사되어 새로운 기술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이러한 계약과정을 지켜보면서 특허기술의 사업화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발명가와 자본가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발명가는 자신의 발명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발명의 생명주기(Life Cycle)가 짧아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더 좋은 기술과 개량 발명이 출원된다는 점을 인정해 자본가와의 계약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본가는 발명가를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정한 계약조건으로 특허권을 양수, 또는 실시권을 허여받은 뒤 발명가에게 채무 불이행을 하며 계약상에 명기되지 않은 새로운 사유를 나열하여 발명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허란 그 기술이 시장성이나 사업성이 좋아서 특허사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완성된 발명이 신규성, 진보성과 산업상 이용 가능성 등을 동시에 만족시키면 특허증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해서 만사 형통이 되는 것은 아니며 특허권자는 특허된 발명의 시장성과 경제성, 경쟁력 등을 잘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발명가의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에서는 발명의 평가제도를 통해 국공립 연구기관 등 20개 기관을 발명의 기술성과 사업성 평가기관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으며, 평가 수수료의 80%까지 국고로 지원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발명가들은 자신의 특허권은 스스로 개발한다는 기본원칙 아래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기술개발 지원 정책을 활용해 특허기술의 사업화를조기화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한편으로는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자본력과 경영능력이 없다면 우량자본가와 합작투자를 하든지, 실시권을 타인에게 허여하고 일정액의 로열티를 받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특허기술사업화 알선센터에서는 특허권자와 자본가를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무료로 연계시켜 주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러한 제도의 활용 등을 통해 사장되어 가고 있는 우수한 특허기술들이 사업화한다면 개개인의 발전과 함께 국가경쟁력도 크게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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