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가전 뉴리더 (35);LG 멀티硏 진홍재 책임연구원

「한국 데크메커니즘 기술의 산증인」.

LG전자 멀티미디어 연구소의 진홍재 책임연구원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진홍재 책임연구원은 지난 85년부터 8㎜ 캠코더 데크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시작해 13년간 오직 데크메커니즘만 연구하며 청춘을 보냈다. 그는 87년부터 93년까지 디지털 오디오 테이프리코더(DAT)와 8㎜ 캠코더의 데크메커니즘을 연구했으며 94년부터는 헤드폰카세트용 데크메커니즘 개발 프로젝트의 리더로 활동하며 초절전형 데크메커니즘을 개발했다. 그가 참여했던 8㎜ 캠코더 데크메커니즘은 현재 LG전자에서 판매하는 8㎜ 캠코더의 기본으로 채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연구한 데크메커니즘 가운데 특히 최근 오디오분야에서 LG전자의 위치를 높여준 세계 최장시간 재생 헤드폰카세트 「아하프리」시리즈 3탄은 국내 데크메커니즘의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헤드폰카세트용 로직 데크메커니즘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LG전자를 비롯 소니와 마쓰시타 등 3개 업체가 있으나 현재까지 소니는 50시간, 마쓰시타는 70시간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은 상태여서 LG전자의 85시간 연속재생 헤드폰카세트 기술은 일본업체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AV기기 가운데 특히 휴대형 기기에서 데크메커니즘이 중요한 이유는 이 기술이 제품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기술이기 때문. 진홍재 책임연구원은 『데크는 세트의 소비전력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데크의 저소비전력화는 제품의 성능을 가늠하는 핵심요소』라며 『휴대형 오디오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배터리를 자주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고 따라서 최근에는 휴대형 기기뿐 아니라 모든 가전제품에서 데크메커니즘의 경부하화가 필연적 추세로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저소비 전력형 헤드폰카세트 데크메커니즘을 개발한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자신이 개발에 책임을 졌기 때문에 책임감이 그만큼 막중했고 개발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헤드폰카세트의 경우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제품이 시장의 70∼80%를 점유할 정도로 판을 치고 있었으며 LG전자가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것이 알려지자 일본업체들이 LG전자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일본업체들은 LG전자의 제품개발을 가로막기 위해 일본업체 특유의 덤핑공세를 펼쳐 기존 공급가격의 5분의 1 수준으로 데크메커니즘을 공급하겠다고 제의하기도 했으며 자사의 생산라인도 이때부터 공개를 꺼리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진홍재 책임연구원은 구동모터에 들어가는 조그만 막대모양의 샤프트, 모터재질 등 사소한 부품 하나하나까지 모두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고생은 「아하프리」의 3세대 제품 연구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탄탄한 기초기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진홍재 책임연구원은 일제를 모방하는 제품보다는 「일제를 이기는」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종전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기술과 부품을 꼼꼼히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가 재점검한 기술검사 분석 자료는 A4용지로 수천장에 이를 정도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세계적 수준의 제품이 탄생하게 됐으며 일제가 판치던 헤드폰카세트 시장에 국산품의 바람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진홍재 책임연구원은 『일류화 제품을 개발해 회사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며 특히 사람들이 LG전자의 제품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연구에 나설 광디스크용 데크메커니즘 분야에서도 국산기술의 자존심을 세워보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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