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비지스, Still Waters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전세계를 휩쓸었던 디스코의 열풍은 영화 <토요일밤의열기>의 배우 존 트래볼타와 그룹 비지스로 인해 정점에 이르렀다.

요즘 인텔 TV광고에 컴퓨터를 겨드랑이에 끼고 춤추며 등장하는 남자 모습은 바로 이 영화의 도입부에서 트래볼타가 비지스의 음악에 맞춰 뉴욕거리를 건들건들 걸어가는 명장면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다.당시에는 댄스뮤직과 전혀 관련없는 컨트리, 솔, 록가수들조차 디스코를접목시킨 음악을 발표해 애궂은 디스코음악은 음악을 망치는 주범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곤 했지만 20여년이 지난 현재 디스코는 복고풍의 바람과 함께 재평가받고 있다.

사실 비지스는 디스코 열기 이전에도 유명 그룹이었다.국내에서는 지금도 연령을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는 를 비롯해 , 등 서정성 넘치는 발라드곡들로 70년대 초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이러한 비지스는 같은 영어권이면서도 호주,영국 출신 뮤지션들에게 배타적인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환영받았지만 영화 <토요일밤의 열기> 사운드 트랙 , 등으로 마침내 미국에서 제왕의 자리로 올라서며 전성기 시절의 비틀즈와 비교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지스는 디스코로 벼락스타가 된 뮤지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스코의 종말과 함께 그들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80년대에 배리,모리스,로빈 깁 삼형제의 기존 멥버 이외에 디스코 음악을 들고 나오며 당시 10대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막내 앤디 깁의 요절은 그룹멥버와 가족에게 큰 시름을 안겨 주기도 했다.

비지스는 80년대 잠정적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가 90년대 초반 다시 앨범을 발표했지만과거의 영광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번에 발표한 앨범 도 70년대의 영광을 되살리려고 한 것이기보다는 다만 팬들에게 그들의 건재함을 알리는 신호정도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앨범은 이 대표적인 곡으로 비지스의 옛 느낌을 재현하고 있는 데 맏형인배리의 가성은 여전하다.따로 설명을 붙이지 않는다면 70년대 곡이라고 해도 대충 믿겨질 만큼 비지스 특유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하모니로 편한 느낌을 한껏 선사하고 있다. 많은 곡들이 90년대 이후 등장한 흑인 R&B계통의 남성 보컬팀의 자극을 받은 탓인지 그들 풍의느낌을 살짝 도입한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팝칼럼니스트, 박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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