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느날 세계 컴퓨터환경을 좌우하게 된 것은 운용체계(OS)라는 컴퓨터 핵심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80년대 이후 세계의 컴퓨터 역사를 주도한 MS-DOS, 윈도3.1, 윈도95, 윈도NT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IBM, 컴팩, 휴렛패커드, 도시바 등 기라성 같은 컴퓨터회사들이 MS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제 매우 당연한 일이 됐다. 표준OS를 지원하지 못하는 하드웨어는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MS가 지난 95년 8월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가 내장된 윈도95를 발표했을 때 전세계는 경탄했다. 세계에 보급돼 있던 1억2천만대의 컴퓨터 가운데 MS-DOS와 윈도3.1을 탑재한 컴퓨터가 1억대에 이르는데 이들은 모두 윈도95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며 이 가운데 다수가 MSN을 통해 하나로 묶어지리라는 것이 MS의 계산이었다.
이 꿈은 3달여 만에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났다. 정확하게 1백일 지난 95년 12월7일 MS는 MSN구상을 포기했고 윈도95 전략을 대폭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넷스케이프가 주도한 인터넷 월드와이드웹 이라는 태풍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MS가 윈도95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MS는 윈도95를 인터넷의 훌륭한 플랫폼으로 삼아 인터넷 사용자들로 하여금 윈도95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위기를 호기로 반전시킨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윈도95를 토대로 해서 인터넷이라는 성을 쌓겠다는 이 전략은 효과를 보았고 MS의 위치가 더욱 굳건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사들은 MS의 이같은 독주를 그냥 좌시하지 않았다. 반(反)MS회사들은 즉각 인터넷의 토대로서 OS의 무용론을 제기하고 그 대응도구로 자바를 내놓았다. OS에 상관없이 실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언어인 자바에 대해 MS는 즉각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자바기술을 수용하겠다』고 호언하고 있으나 내부 고민과 위기의식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일각에서는 올해 예정이던 윈도95의 차기 버전 「멤피스」의 출하가 98년 이후로 연기된 것은 자바 대응 때문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멤피스」에서는 OS와 인터넷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아예 하나로 통합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OS에 대한 여전한 집착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MS의 승부수가 성공할지 여부는 제품이 나와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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