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마그네트와이어업계, 동형전선그룹 부도파문 확산

지난달 발생한 동형전선그룹의 부도파문이 확산되면서 관련업계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업체들은 채권확보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특히 동종업계인 마그네트와이어 업체들은 공급과잉에 자금압박까지 겹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최종부도처리된 동형전선, 동일전자통신, 동형물산 등 동형전선그룹의 부도금액은 5백50억∼6백억원으로 알려졌으나 그동안 박계동 회장이 끌어 쓴 개인사채까지 포함할 경우 총 부도액은 7백억∼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최근 전자부품업계에서 수년내 발생한 부도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중견 전자부품업체인 동형전선그룹은 70년 전자렌지용 고압트랜스를 생산하는 동일전자통신을 모체로 출범,마그네트와이어를 생산하는 동형전선,절연바니시를 생산하는 동형물산 등 3개사로 구성돼 있으며 모기업인 동형전선 3백60억원을 비롯해 지난해 총 5백8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동형그룹의 부도는 충남 연기군 전동면에 전용단지를 건설하는 등 상당한 투자를 해온데다 작년부터 불어닥친 불황의 여파를 견디지 못한 때문으로 특히 지난해 초호황을 누리던 마그네트와이어 시장이 올들어 급격히 냉각되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동형전선 그룹이 소생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수자가 나타나면 제3자인수를 추진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인수를 원하는 사람이 없어 제3자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정기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회사자산의 매각처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형그룹과 거래해온 관련업체들도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피해규모가 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 A사를 비롯해 관련업체들이 채권단을 구성,채권확보에 나서고 있고 S사 등 동형그룹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온 업체들은 거래선을 변경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마그네트와이어 업체들은 부도 여파로 원재료업체들이 공급요건을 강화,자금압박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공급부족 현상까지 빚어졌던 마그네트와이어 시장이 올들어 공급과잉 상태로 반전돼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고 납품가격도 10%까지 하락하는 등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마그네트와이어가 경기변동의 영향을 비교적 늦게 받는 품목인데다 경쟁국인 일본이 관련산업의 구조조정을 완료,엔고추세에도 불구 올하반기에도 경기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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