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을 잡아라 (4);통신>
통신분야 표준화경쟁에선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의 시분할다중접속(TDMA)방식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간 주도권 다툼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들 두 방식은 현재 디지털방식 휴대전화를 비롯해 개인휴대통신(PCS)에서 세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 경쟁은 차세대휴대전화로 까지 이어져 적어도 금세기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디지털휴대전화를 둘러싼 표준규격경쟁은 상용화에서 앞선 TDMA가 우세한 가운데 CDMA가 빠른 속도로 격차를 줄이며 추격하는 양상이다.
TDMA의 대표적인 규격으로는 유럽의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과 일본의 PDC(Personal Digital Cellular)가 있다.
지난 82년 개발, 92년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GSM은 현재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70개국 이상에 보급, 사실상 세계표준으로 자리잡은 상태이다.
반면, 일본 NTT이동통신망(NTT도코모)이 개발해 92년 서비스개시한 PDC는 자국에만 보급된 국내규격으로 전락, 표준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이에 대해 CDMA는 지난 95년 홍콩을 필두로 상용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한국, 미국 등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CDMA는 엄밀히 말하면 미국 퀄컴이 개발한 북미표준규격 IS-95로 올해를 기점으로 일본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아르헨티나, 페루, 이스라엘 등에도 보급될 예정이다.
따라서 금후 디지털휴대전화규격은 이미 세계표준으로 자리를 굳힌 GSM과 새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IS-95가 양분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PCS에서는 CDMA가 우세하다. 이미 미국 PCS사업자들이 IS-95를 채택해 서비스에 착수했고, 한국 등 PCS를 추진중인 나라들도 대부분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어 사실상 세계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TDMA방식을 근거로 개발된 일본판 PCS인 간이휴대전화(PHS)의 대항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을 이점으로 PHS는 아태지역과 남미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꾸준히 확대하며 TDMA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차세대휴대전화에서는 CDMA가 세계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광대역CDMA(W-CDMA)라는 같은 방식을 가지고 경합하는 양상이다.
차세대휴대전화는 국제통신연합(ITU)이 세계공통의 이동통신 구현을 목표로 주도하는 「IMT-2000」으로 음성은 물론 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제3세대휴대전화이다.
일본 NTT도코모는 지난 4월 W-CDMA 개발을 을 공식화하고 세계 유수의 통신기기업체들과 협력,본격 실험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퀄컴, 모토롤러, 루슨트테크놀로지, 노던텔리컴 등 북미지역 4개 통신기기업체들은 지난 6월 초 W-CDMA를 근거로 IMT2000규격을 통일하기로 합의했다. 또 거의 같은 시기에 퀄컴, 모토롤러를 중심으로 하는 CDMA보급단체 CDMA디벨롭프먼트그룹(CDG)도 IMT2000규격으로 W-CDMA 개발을 추진한다고 표명, NTT도코모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노키아, 에릭슨 등 유럽세는 최근 NTT도코모에 대한 지지를 표명, 일본에 무게를 실어줬다.
이에 따라 IMT2000 표준규격경쟁은 일본과 미국이 뿌리가 같은 기술을 가지고 다투는 양상을 보이게 됐으며, 그 결과는 어쨌든 WCDMA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는 미국 AT&T, 휴렛팩커드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오픈 트레이딩 프로토콜(OTP)」이 IBM, 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11개 업체의 지지에 힘입어 국제표준으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OTP는 대금결제방식에 상관없이 인터넷상거래를 보다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용카드를 매개로 하는 기존 전자상거래표준 「시큐어 일렉트로닉 트랜잭션(SET)」과 차이를 보인다.
이밖에 모뎀에서는 56kbps급을 둘러싸고 미국 US로보틱스와 록웰 세미컨덕터가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ITU는 내년 중반 표준방식을 발표할 계획인데, 업계에선 양사의 어느 한쪽 제품만을 표준으로 책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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