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하이테크 마케팅

이상옥 BOB커뮤니케이션 사장

소비재 마케팅은 커뮤니케이션의 전통적 이론인 「탄환이론」에 비유된다. 총을 갈기듯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데 연유된다. 이와 달리 하이테크 마케팅은 「게릴라 마케팅」과 「릴레이션십 마케팅」으로 불린다. 아주 세분화된 구체적인 대상을 목표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재와 하이테크 제품의 마케팅 활동은 이처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하이테크업체들은 소비재 마케팅 방식을 하이테크 제품의 판매활동에 적용해 적지 않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제품력이 있는 소비재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은 도입기-성숙기-쇠퇴기 순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하이테크 제품의 경우 아무리 첨단기술이 있다 해도 제품이 시장의 메인스트림(주류)에 진입하는 데 넘어야 할 계곡과 장벽이 많다. 이른바 하이테크마케팅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가 말하는 「대단절」 또는 「캐즘(Chasm)」이란 것이다. 국내 많은 하이테크 제품들은 바로 이 캐즘을 뛰어넘지 못하고 소리없이 사라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바로 하이테크 마케팅 활동의 기본이다.

하이테크 마케팅 활동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선 첨단제품에 깊은 관심을 갖는 많은 테크니션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어느 산업재보다도 이 분야 구매자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하이테크 마케팅 컨설턴트인 레지스 메켄나는 하이테크 관련고객의 심리적인 속성을 「FUD」로 정의했다. 다시 말해 하이테크 제품을 사는 고객들은 두려움(Fear)이 많고 이에 따라 불확실성(Uncertainly)과 의심(Doubt)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이테크 제품 구매자들은 첨단기술의 변화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데다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제품의 구매결정이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업무에 적합한 솔루션을 결정하는 데 다소 오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매심리를 갖고 있는 하이테크 제품 구매자들에게 소비재와 같은 방식의 마케팅 활동으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하이테크 제품 마케팅 담당자는 최소한 첨단제품 구매고객들의 이같은 심리를 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목표고객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으며 그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또한 언제 어떤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여야 한다.

마케팅 활동 측면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격, 유통구조 등은 여러 경쟁상황을 고려해서 경쟁력있게 구축할 수 있지만 시장에 진출하고 고객의 마음속에 포지셔닝하기 위해서는 제품 출시에서부터 시장반응 및 경쟁예측을 통해 제품발표회 시기를 정하고, 일관성 있고 지속성 있는 마케팅전략 아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목표설정 및 전술을 실행하여야 한다. 전통적 방식의 마케팅 활동인 각종 광고, 세미나, 전시, 우편발송 등을 하는 데 있어서도 하이테크 제품 대상고객의 심리적 특성을 잘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한다.

마케팅 활동은 적절한 예산을 갖고 제품의 경쟁력 확보와 매출층대 등 최적의 경쟁적 우위를 확보가 목표인데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내외부 관련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고객의 인식변화, 경쟁사의 동향, 기술추세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라 가장 필요한 프로그램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비용효과적(Cost Effective)으로 집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의 마케팅조직의 체계적인 관리도 필요하지만 고객과 기업의 가교역할을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기업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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