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생산라인에 도장 공정 축소 붐

가전제품의 생산과정에서 그동안 필수 공정으로 인식돼 온 도장(塗裝) 공정이 앞으로 생산현장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가전업체들은 최근 환경 오염을 줄이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도장공정을 최소화하는 생산방법의 도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고광택 강판과 플라스틱과 같이 기존 철판을 대신할 새로운 재료가 최근 잇따라 등장하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상당수의 도장라인이 자취를 감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전공장의 도장라인은 3백평 안팎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축소하면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조립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냉장고의 외장재로 PCM(Precoated Metal)강판을 쓰면서 일부 대형제품의 생산라인을 제외하고 도장공정을 없앴다.

PCM강판은 기존 강판에 얇은 막을 입힌 고광택 강판으로 별도의 도장 작업이 필요없다.

이 회사는 또 일부 주력 에어컨의 실내기의 재질을 철판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꿨으며 세탁기의 경우 PCM강판의 채용을 확대하고 일부 필요한 도장 작업도 점차 외주로 돌리는 등 생산 현장에서의 도장라인을 축소하고 있다.

LG전자는 환경오염을 막고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강판을 많이 쓰는 제품의 생산라인에서 궁극적으로 도장 공정을 없앤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세탁기와 냉장고에 PCM강판의 채용을, 에어컨에 플라스틱 외장재의 채용을 확대해 도장 공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우전자 역시 새로운 외장재 사용을 확대하면서 가전제품의 도장라인을 축소하고 있는데 외장재 안의 도장 등 필요한 도장작업도 점차 외주로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경과 근로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도장공정을 줄여가는 게 세계적인 추세인데 새로운 외장재의 등장과 라인 축소의 필요성이 맞아 떨어져 도장공정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쓰시타, 도시바 등 선진 업체들은 이미 우리 업체보다 앞서 도장 라인을 축소해 상당수의 가전제품을 도장공정 없이 생산하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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